러 대사 “북, 아직 ‘고난의 행군’ 상황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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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고위 외교관은 북한이 현재 어려운 건 맞지만 아직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다행히도 '고난의 행군'은 아직 멀었고, 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알렉산더 마체고라 북한주재 러시아대사는 15일 러시아의 타스(TASS)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그는 또 90년대 일어난 '고난의 행군' 당시와 현재 상황을 비교해 볼 때, 북한이 식량과 의약품 부족 사태를 겪고 있지만 대규모 기근상태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현재 엄격한 국제 제재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철저한 격리의 환경 속에서 대외무역마저 중단됐고, 또 모든 주민의 이동이 제한되는 등 매우 엄격한 전염병 방지 조치가 취해진 가운데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마체고라 대사는 북중 및 북러 국경지역에 북한 당국이 세우고 있는 소독시설 공사가 이달 말쯤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후에 국경 개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와 함께, 평양에서 추진 중인 1만1천세대 주택 건설에 필요한 건축자재 수입을 위해서라도 북중 간 화물운송 열차는 조만간 운행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국제 지원단체 파견인원이 대부분 철수한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지 알기란 매우 제한적이라며, 좀 더 구체적인 자료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미국의 북한 경제전문가인 윌리업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을 통해 "마체고라 대사의 기근에 관한 발언에는 동의하지만, 북한에서 나오는 정보가 부족해 신뢰도가 낮다"면서 그가 자신의 판단을 얼마나 확신하고 있으며, 어떤 지표를 사용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대기근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미국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은은 북한이 사상 최악의 경제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때와 비슷한 상태에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은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스탠가론 국장: 우리는 북한이 무역을 위한 상품 소독시설을 마련하는 징후를 보았습니다. 더 많은 수입품을 가져 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북한은 국경 통제를 완화하고, 국제 원조를 기꺼이 수용하는 두 가지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마체고라 대사는, 현재 북한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침투를 막기 위한 엄격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지만, 백신 접종 사안은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