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최근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 포인트나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 즉 특단의 조치를 단행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경제가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연준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 포인트나 올렸습니다. 1994년 이후 28년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연준이 미국의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단행한 것인데, 이번 조치가 북한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서 북한 원화 가치는 떨어지고, 원화 유통이 줄면서 경제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미 조지타운대학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세계가 미 달러화 경제권에 있는 가운데, 북한 역시 그 영향을 피해갈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달러 가치가 계속 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 북한이 균형을 맞추려고 원화 공급을 줄이고, 북한에 원화 유통이 감소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윌리엄 브라운 교수 : 문제는 이것이 원화 신용을 줄이고 유통되는 원화의 양을 제한함으로써 경제를 얼어붙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쓸 돈이 없기 때문에 소비가 둔화됩니다.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중국 위안화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이것이 중국 의존도가 높은 북한 경제에 그대로 전이돼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도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외환 시장에서는 위안화 수요가 감소하며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17일 기준 1달러는 6.7위안에 거래되고 있는데, 작년 이맘때는 달러당 6.4위안이었습니다.
미국의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달러와 원화만 보기보다 달러-중국 위안화-북한 원화의 연동된 흐름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북한 시장에서는 쌀거래 등에서 중국 위안화가 통용되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 변화가 북한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스티븐 해거드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북한이 중국에 깊이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감소로 중국 내 식량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최대 피해자는 북한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