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와 대북 경제제재, 홍수 등으로 경제난이 심화된 북한이 창의적인 제재회피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미국 민간연구기관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안드레아 스트리커(Andrea Stricker) 연구원이 지적했습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홍수와 대북제재, 코로나19라는 3가지 위기로 인한 경제 정책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계기로 결함을 시정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보시나요?
스트리커 연구원: 김 위원장이 실패를 인정한 것은 '솔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최대무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올 상반기 교역액이 전년도에 비해 60~70퍼센트 감소했다는 통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여동생 등에 역할을 분산시켜 통치한다는 보도들은 그가 경제 위기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당대회에서 이전보다 목표를 낮게 설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저는 북한이 코로나19로 큰 경제적 타격을 입었지만, 여전히 제재 회피를 위한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국경통제와 여행 제한 등으로 선박을 사용한 북한의 불법환적 등이 감소했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의 불법 제재회피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스트리커 연구원: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에서 밝힌 것처럼 가상화폐거래소 해킹 등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한 금융범죄, 중국과 러시아를 통한 불법 수출입 등이 있습니다. 코로나19로 해상 불법활동이 줄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북한은 2020년까지 해상을 통한 제재 대상 품목을 거래해 왔습니다. 외국 국적의 선박이 직접 북한항에 드나들거나 동력을 갖춘 바지선(self-propelled barges) 등을 이용하는 새로운 수법도 이용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00여 차례에 걸쳐 (2017년 12월 채택된 대북결의 2397호에 따른 수출 금지품목인) 하천 모래 100만 톤 이상을 수출해 2천 200만 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각국이 북한의 다양한 제재회피 기법을 알리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자: 북한의 불법 제재 회피 활동을 막기 위한 방안을 제언하신다면요?
스트리커 연구원: 미국은 독자제재를 이행함과 동시에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과 언론 등에 사진과 정보를 제공하고, 다른 국가들과 함께 북한을 돕는 국가, 기관, 개인에 대한 제재를 함께 이행해야 합니다.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돕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이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북한이 행동의 변화를 할 수 밖에 없는 어려운 결정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요. 미국의 민간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초까지 62개국이 대북제재를 위반했고, 그 중 여러 차례 제재를 위반한 국가도 39개국이었는데요. 중국이 그 중 제재 위반 건수가 가장 많습니다.
기자: 지난해 베트남(윁남) 하노이 제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북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데요. 내년 1월 5년 여만에 열리는 8차 당 대회를 거친 북한이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차기 행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계기로 경제 회복 등을 위해 비핵화 대화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스트리커 연구원: 재원이 한정된 북한이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있어야 합니다. 북한이 영변 이외에 핵물질 생산 시설 등이 있다는 것을 미국이 알고 있는 이상 영변 핵시설 폐기 이외의 조치를 요구해야 합니다. 북한과 대화를 계속할 필요는 있지만 인도적 지원 이외의 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신고, 폐기, 검증까지 오랜 기간이 아니라 몇 년 안에 이행하겠다는 단기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안드레아 스트리커 연구원으로부터 북한의 지속적인 제재회피 가능성 등에 관해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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