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북, 시장활동 위축으로 경제난 지속될 것”

0:00 / 0:00

앵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북한 경제성장의 주원인인 시장 활동이 코로나 사태, 국제 제재 등으로 인해 위축됐다며, 국경이 계속해서 폐쇄돼 있는 한 북한의 경제난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OECD는 지난 19일 발표한‘2022 한국경제보고서’(OECD economic surveys: Korea 2022)를 통해 코로나 사태, 홍수 및 폭우 등의 자연재해로 북한의 농업, 임업, 어업 생산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2020년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1997년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2021년 북한 당국의 예산지출은 1.1% 늘어났다며 이는 90년대‘고난의 행군’시기를 제외하고 196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는 김정은 총비서가 집권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6%)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이러한 경제 상황과 관련해 북한의 시장 활동 통제를 강화한 것이 향후 북한의 경제난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근거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 북한은 “사회주의 경제의 이점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경제 전반에 일치된 통제력을 행사하는 게 정부의 주요 역할”이라고 주장하며 시장 통제를 강화했습니다.

미 민간연구기관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시장 활동은 북한 전체 경제의 40~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장은 북한 경제 성장의 주역(driver)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국경 통행이 정상화 돼도 (개인보다 국가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북한 당국은 시장을 통제하려 할 것이고, 이에 따라 향후 제한된 시장 활동으로 인해 북한의 경제 상황이 더욱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 :국경 봉쇄가 완화돼도 북한 시장은 (코로나)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을 거고 이는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미 시장에서 판매하는 품목을 통제하려는 북한이 시장 개장 기간, 물건 구매 때 사용할 수 있는 화폐까지 제한하려 한다면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시장에 큰 불확실성을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임을출 한국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시장을 통제하는 것은“국가가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보강하면서 시장 활동은 허용하되 개인의 이익보다는 국가의 이익이 더 많아지도록 시장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OECD는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이전, 유엔 대북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을 통한 외화벌이가 북한 수입의 중요한 원천이었다며 엄격한 국경 폐쇄로 인해 중국 관광객들이 북한 방문을 중단한 것도 경제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다만 북한은 그럼에도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해외에 체류하는 북한 노동자들을 통해 석탄과 광물을 밀수하고, 사이버 해킹을 지속하는 등 외화 공급을 지속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도 “북한이 지난 2년 간 비료, 곡물 등을 수입하지 않고 거의 수출도 하지 않고 있지만 사이버 해킹, 암호화폐를 통해 2년 수출해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보다도 더 많은 액수를 빼돌렸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OECD는 북한이 지난 2016년 개최된 노동당대회에서 갱신한‘국가경제발전전략 5개년 계획’이 금속과 화학 분야 발전에 초점을 맞춘 것에 주목했습니다.

이에 대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금속과 화학은 북한이 현재 가지고 있는 제한적인 자원이지만 이익을 낼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해외로 다양한 금속을 수출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화학공업은 이미 북한이 투자했던 분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금속과 화학이 잠재적인 북한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고 풀이했습니다.

실제 북한은 작년 4월 노동신문을 통해 경제난으로 추락한 화학공업 분야를 되살리기 위해 화학 전반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촉매’를 수입에 의존하기보다 자체 생산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