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가리아 소피아 소재 북한대사관 소유 건물의 불법 임대 행위가 논란이 된지 2년이 넘었지만,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곳에서의 불법 예식장 영업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5월 독일 정부는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을 불법으로 임대해 영업 중이던 숙박업체 '시티 호스텔'이 문을 닫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동유럽 불가리아에서 북한 외교공관에 대한 임대 활동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단은 지난 2018년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소재 외교공관에서 불법 임대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전문가단이 지적한 곳은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 소재 '테라 레지던스'입니다. '테라 레지던스'는 과거 북한 대사관저였던 건물로 현재는 북한이 예식장 등 외화벌이를 위해 현지 업체에 임대 중인 곳입니다.
특히 올해 8월에도 전문가단은 중간보고서에서 '테라 레지던스'와 관련해 "불가리아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필요한 조사에 추가 시간을 요청했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Bulgaria asked for additional time for the required investigation owing to the COVID-19 pandemic.)
하지만 12일 현재 불가리아 정부는 '테라 레지던스'에 대한 폐쇄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2일 확인한 결과, '테라 레지던스'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 예약을 받고 있었습니다.
'테라 레지던스 '직원: '테라 레지던스'입니다. 예.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예약이 가능합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폐쇄 일정은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이 '테라 레지던스'와 북한 대사관이 임대차 계약을 언제까지 한 건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년에도 예약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또 이 업체의 웹사이트에서는 지난 7일 프랑스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의 광고와 불가라아의 유명 여가수 프리스라바(Preslava)의 뮤직비디오 촬영지가 '테라 레지던스'였다는 홍보 동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또한 세계 최대 다국적 인터넷 검색사이트인 '구글'에서도 올해 '테라 레지던스'를 이용한 최근 고객들이 후기를 남겨 놓기도 했습니다.
실제 '테라 레지던스' 방문객들이 남긴 이용 후기를 살펴보면, 지난 9월 '테라 레지던스'를 방문한 '디미타르 드래그노브'(dimitar draganov)란 계정은 '테라 레지던스'에서 열린 결혼식을 두 번이나 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2018년 불가리아 외교부는 '테라 레지던스'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불가리아는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를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며 "최근 제재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유엔 주재 불가리아 대표부, 불가리아 외교부 등은 12일 북한의 불법 임대사업 중단 조치 여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확인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루마니아 외교부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대사관이 부지 일부를 임대해주기 위해 체결한 임대 계약은 모두 종료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루마니아 외교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전히 준수하고, 제재를 회피히기 위한 행위들을 다루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루마니아 외교부는 유엔 안보리 2397호 8항에 따라 송환해야 할 북한 국적자가 없다면서, 대북제재 결의를 완벽히 준수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은 지난 8월 공개된 중간보고서에서 지난달 28일 루마니아 소재 북한 대사관 불법 임대 상황 등을 개정한 보고서를 6일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단은 최근 루마니아 주재 북한대사관 부지의 불법 임대 활동과 관련해 루마니아에 추가 정보를 요청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11월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한 대북 제재결의 2321호를 통해 "북한 소유 해외공관이 외교 또는 영사 활동 이외 목적에 사용되는 것을 금지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또 빈 협약은 '외교관은 영리를 위한 상업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