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영농장, 싼 임대료로 제조업체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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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서 국영공장건물을 임대해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일부 개인 사업자들이 농촌의 농장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농장간부들은 국영공장보다 훨씬 싼 임대료로 농장건물과 토지를 빌려주면서 도시지역의 제조업체들을 유치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5일 “요즘 평안남도 증산농장에는 개인 돈주가 운영하는 소규모의 제련소가 들어와 은을 뽑아내기 시작했다”며 “이 은제련소는 원래 도시에 있는 국영 공장을 임대해 공장시설을 가동했는데 지난 봄에 농장건물과 땅을 싼 값에 빌려주겠다는 농장간부의 제안에 따라 공장을 농장으로 옮긴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돈주가 운영하는 은제련소는 농장의 돈사 일부와 그 옆의 부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한달에 200달러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며 “이 같은 임대료는 도시에서 국영공장 건물을 임대했을 때보다 10분의 1 수준밖에 안 되는 것이어서 돈주의 입장에서는 여간 유리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은제련소를 운영하는 돈주는 은광석을 증산농장에서 30리 정도 떨어진 직동광산에서 비법으로 사들이고 있다”면서 “은광석 차량을 작업현장까지 운송할 때도 농촌지역은 도시보다 사법기관 단속이 느슨해 뇌물비용까지 줄일 수 있어 매우 유리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금 도시의 돈주들사이에서는 국영공장보다 농장건물이나 토지 임대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유리하다는 소문이 쫙 퍼지면서 도시의 공장을 떠나 농촌지역으로 공장을 옮기는 사례가 부쩍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몇 년 동안 국영공장건물을 임대해 중유를 정제하는 사업을 해온 한 돈주도 국영공장과 임대계약을 서둘러 해지하고 임대료가 싼 농장부지로 작업장을 옮겼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000년대부터 개인돈주들은 콩기름을 생산하자해도 반드시 국영 공장건물을 임대해 수익금을 나눠 줘야만 개인사업을 할 수 있었다”며 “생산에 필수인 전기와 설비, 건물은 국가의 소유이기 때문에 개인돈주들은 국영공장에 수익금의 30% 이상을 꼬박꼬박 바쳐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때문에 돈주들은 도시에 집중되어있는 국영공장을 임대해야만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농촌의 농장시설을 임대한다는 데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었다”면서 “하지만 시장경제원리에 머리가 트인 농장간부들이 먼저 싼 임대료를 제시해 도시지역의 제조업체들을 끌어들임으로써 농장자금확보에 큰 도움을 얻고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