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장간부들, 엉터리 영농지시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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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국영농장들에 가을밀보리씨뿌리기를 제철에 마치도록 지시하면서 올해 두벌농사를 강요하고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당의 영농지시에 농장간부들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숙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일 “요즘 평안남도 숙천군 농장에서는 벼가을 뒤그루로 논밭을 갈아엎고 가을밀보리씨를 뿌리고 있다”면서 “모든 농장들은 가을철시기에 밀보리씨를 뿌려 내년 봄에 반드시 밀보리를 가을(추수)해 두벌, 세벌농사하도록 총력을 집중하라는 당의 방침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숙천군농장벌에서 벼가을 하려면 10월 10일은 지나야 벼이삭이 완전히 여물면서 본격적인 벼가을이 시작된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9월말부터 주체농법에 따라 가을밀보리씨뿌리기를 시작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내려오면서 벼가을걷이가 서둘러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벼이삭은 햇볕이 따가운 가을날씨에 하루이틀사이에도 단단히 여물기 때문에 알곡 소출량이 크게 좌우된다”면서 “그런데 두벌농사를 한다며 채 익지도 않은 벼를 가을하고 밀보리씨뿌리기를 시행하라며 농장간부들을 몰아대고 있으니 알곡수확고를 떨어뜨리는 엉터리 영농지시가 아닐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소위 주체농법에 따르면 가을에 미리 밀보리씨를 논밭에 뿌리면 봄에 심는 것보다 씨붙임이 잘되어 봄철 모내기 전 밀보리수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농법은 옥수수 재배농장에는 적용할 수 있지만 논벼를 재배하는 농장현실에는 맞지 않는 비현실적인 농법으로 농장 간부들의 비판을 받고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각 지역마다 농장실정이 각이한데도 중앙에서는 일률적으로 모든 농장들에 가을밀보리씨뿌리기를 제철에 진행하여 당의 두벌농사방침의 정당성을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면서 “언제면 우리나라가 현실을 무시한 계획화 된 농사방식에서 벗어나게 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예로부터 농사는 천하지대본이라는 말도 있듯이 농사방법은 각 지역 기후변화와 농경지 특성에 따라 달라야 한다”면서 “그런데 위에서는 다짜고짜 산골이든 벌방이든 가을밀보리씨뿌리기를 강압적으로 지시하고 있으니 이래서야 어떻게 쌀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금은 각 농장들이 벼가을걷이와 낟알털기 등 알곡수확을 마무리 하느라 바쁜 시기”라면서 “논밭에서 가을한 볏단들을 탈곡장으로 운반하기 전에 한쪽에서는 밀보리씨뿌리기를 준비하느라 논밭을 갈아엎고 있어 볏단 손실이 이어지는 등 엎친데 덮친격이어서 농장간부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