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의 국영농장들이 국가가 연유 공급을 해주지 못하자 개인 장사꾼들로부터 연유를 후불제(외상)로 구입해 봄철 모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후불제는 가을에 생산된 알곡 현물로 두배 가격으로 계산해 갚아주는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북한당국이 ‘농사는 사회주의수호전의 제1선’이라며 봄철 모내기에 총력을 다하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의 연유공급이 부진해 국영농장에서는 개인의 연유를 후불제로 구입해 모를 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30일 “최근 평성시 자산협동농장 모내기 실적이 시적으로(시에서) 가장 앞선 단위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는 개인의 연유를 후불제로 충당한 덕”이라면서 “나라에서는 연유를 공급하지 않으면서 모내기를 제철에 끝내라고 다그치기 때문에 자산농장에서는 개인의 기름을 외상(후불제)으로 끌어들여 모내기를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평성시 협동농장 중에서 후불제 계약을 맺지못해 연유를 충당하지 못한 농장 단위들은 연유부족으로 모내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현재 논 면적의 절반 이상에 모내기를 한 농장단위들은 모두 개인 상인이 가지고 있는 기름을 가을에 두배 가격으로 주기로 하고 연유를 가져다 뜨락또르와 모 이양기를 가동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원래 고난의 행군 이후부터 국영농장들은 봄철마다 개인 돈주의 이자돈을 빌려 비닐박막, 비료, 살초제 등을 장마당에서 구입해 농사를 지어 왔다”며 “하지만 중앙에서 개인이 고리대로 돈을 빌려주는 행위를 엄중하게 처벌하면서부터 최근에는 가을에 배로 갚아주는 후불제 거래가 유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가물이나 홍수로 흉년이 들어도 가을철이면 농장에 내려와 정보당 수확고를 계산해 군량미를 걷어가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국영농장들은 후불제로 약속한 알곡 현물을 개인 돈주에게 지급하지 못할 때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개인 돈주와 농장 간부 사이에 외상값 시비가 분쟁으로 번질 경우, 사법기관들은 개인 돈주를 비사(비사회주의) 죄목으로 교화소에 보내버리기도 한다”며 “이런 현실에 대비해 요즘 개인돈주들은 국영농장간부가 후불제 거래를 요청해도 쉽게 응대하지 않으며, 거래를 할 경우 검찰을 비롯한 사법기관의 보증을 받아낸 다음 연유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