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저질 ‘곰팡이’ 식품에 주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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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식료품 등의 국내 생산과 소비를 독려하고 있지만, 북한 국내산 제품은 쉽게 변질되고 잦은 복통을 유발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가 계속돼 중국에서 수입되던 식료품이나 생필품이 동이 나면서 북한 주민들의 북한산 식품 구매가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최근에 국영공장에서 만든 식품들이 많이 팔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게 바로 문제가 생겼다는거죠. 곰팡이가 생기거나 아니면 금방 상하거나 해서, 배가 아프거나 탈이 나고…

최근 함경북도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북한산 빵이나 과자에 이같은 문제가 발생해 환불이나 교환을 요청해도, '판매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판매자의 답변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말했습니다.

중국에서 수입해오던 식품의 신선도 유지를 위한 방부제를 비롯해 조미료, 첨가제 등 일부 공정에 필요한 원료 수입이 국경봉쇄로 끊기고 재고도 없어지면서 북한 국산 제품의 품질에도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노동신문 등을 통해 최근 '경제적 예속은 정치적 예속'이라며 이른바 '국산화와 재자원화 사업' 등 자체의 힘을 원동력으로 경제발전을 해나가야 한다고 주민을 독려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예상보다 크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경제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재보다는 코로나19에 따른 국경통제로 인한 현상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중국으로부터 북한의 기계류 등의 수입은 급감했지만 가공식품이나 설탕, 당과류(confectionaries), 담배 등의 수입은 북한의 대중국 수출 감소로 인한 외화난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유지됐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2020년 1, 2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섬유류는 전년도 같은 기간 4천 400만 달러에서 1천 400만 달러 상당으로 급감했지만, 식품 관련한 액수는 전년도 3천500만 달러에서 2천 600만 달러 정도로 줄어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그러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커져 사회적 동요가 일어날 것을 우려한 북한 당국은 주민의 건강에 영향을 주고 사회 불안의 요소가 될 수 있는 식료품 등의 수입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해결에 나서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중 국경지대 육로를 통한 교통량은 특별한 변화가 없는 반면 남포항에는 선박 운항이 재개되고 있다는 위성분석 관련 보도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