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치즈 공급이 인민 사랑?” 허위선전에 북 주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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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요즘 북한 당국이 김정은의 인민사랑을 강조하는 기록영화를 집중 선전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인민을 기만하는 허위선전이라며 비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3일 “어제 신의주에서는 저녁 7시부터 두시간 동안 불(전기)이 들어왔다”면서 “새로 나온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를 텔레비죤으로 시청하라며 시당국이 주민 세대에 특별히 전기를 공급한 것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기록영화에서는 ‘식량형편을 분석한 정형과 대책 보고’ 등 최고존엄(김정은)이 비준한 서류들이 공개되면서 인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어버이(김정은) 사랑을 강조하는 선전을 두 시간 가까이 계속 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은 최고존엄이 아래에서 올려 보낸 식량부족실태를 요해했다는내용의 기록영화를 시청하고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주민들의 생활고를 그렇게 잘 요해(파악)했는데도 민생해결책은 내놓지 않고 미사일 발사에 아까운 외화를 탕진하냐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주민들은 ‘풀 먹는 짐승을 길러 치즈와 빠다를 생산할 본보기농장의 건설 위치를 선정한 정형과 대책안’이라는 김정은의 비준서류 등을 인민사랑의 본보기라고 선전하는데 대해 격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코로나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북한 주민들은 쌀밥 한 그릇 배불리 먹는 것이 소원인데, 김정은이 추진하는 치즈와 빠다를 생산하는 농장 건설은 누구를 위한 식품생산기지냐며 민생은 외면하고 엉뚱한 지시를 내려보내는 당국에 분노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지난 17일부터 텔레비죤으로 특별 방영되는 새로나온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는 인민생활과 관련해 최고존엄이 직접 비준한 서류들을 무더기로 공개하면서 최고존엄의 인민사랑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기록영화에서 선전된 1호문건(김정은 비준 서류)들 중에는 치즈와 빠다를 생산하거나 ‘스빠게띠(스파게티) 봉사실태를 료해(요해)한 정형과 대책보고’ ‘샴팡(삼페인)을 생산할 데 대한 당의 방침 집행정형을 요해한 자료와 대책안’ 등이 있어 주민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아직 옥수수밥도 마음껏 먹지 못하는 데 최고존엄이 직접 비준한 스빠게띠와 치즈공급, 샴팡생산이 무슨 말이냐”면서 “주민들은 스빠게띠와 샴팡(샴페인)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이것을 요해한 정형 대책안을 최고지도자의 인민사랑이라고 선전하니 주민들이 인민을 기만하는 허위선전이라며 분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