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용 식품만 생산하는 북 식품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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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각 지역의 기초식품공장들이 원자재 부족으로 주민용 생산은 안 하면서 고위 책임급 간부용 고급 식품생산은 계속 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상업부문에 밝은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5일 “콩을 비롯한 원자재 부족으로 청진기초식품공장이 간신히 이어가던 주민공급용 간장, 된장 생산을 중단한 지 2년이 넘었다”면서 “하지만 간부들을 위한 고급 식품생산은 계속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 몇 년간 평양을 제외한 지방지역 기초식품공장들은 원자재 부족으로 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청진시의 경우 몇 년전까지 기초식품공장이 생산해 주민들에게 공급한 식품은 간장과 된장이 유일한데 간장은 생산량이 적어 명절 때에만 조금씩 공급해주고 평시에는 된장만 가끔씩 공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된장의 기본 원료인 콩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는 관계로 일반 주민용 간장과 된장은 강냉이(옥수수)를 같이 섞어 생산했다”며 “그러다 보니 된장 맛이 좋지 않아 여유가 있는 주민들은 자체로 메주를 쑤어 된장을 담그어 먹거나 시장에서 개인이 만든 맛이 괜찮은 된장을 사 먹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각 시, 군마다에 있는 기초식품공장은 간장, 된장, 기름, 조미료 등을 생산하는 공장입니다. 2000년 이후 북한당국은 경제난으로 주민들에게 식량을 전혀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든지 간장, 된장 같은 기초식품이라도 공급해야 한다며 기초식품공장의 설치와 생산을 독려해왔습니다.

소식통은 “원료 부족으로 일반 주민공급용 기초식품생산은 중단되었지만 도와 시의 높은 간부들을 위한 소량의 식품생산은 중단없이 계속되고 있다”며 “간부용으로 생산되는 기초식품은 순 콩으로 따로 만든 간장, 된장과 다시마 간장, 고추장, 깨고추장, 해바라기 기름, 들깨 기름 등 다양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기초식품공장에서 주민용과는 급이 다른 간부용 고급 식품을 따로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이 별로 놀랍지 않다”며 “이 나라가 간부들이 살기 좋은 부익부 빈익빈의 세상으로 변한 지 오래되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작년 11월 신의주에도 도 기초식품공장이 새로 꾸려졌다”며 “공장이 건설될 당시 요란한 선전이 이어졌지만 공장이 완공된 후 주민들에게 공급되는 간장이나 된장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기초식품공장이 콩을 비롯한 원자재 부족으로 가장 기초적인 간장, 된장 생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공장에서는 벼와 밀, 보리 등을 탈곡할 때 나오는 낟알부산물로 간장 된장과 막걸리 같은 식품을 생산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도내 높은 간부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고급 간장, 된장 등의 식품생산은 진행되고 있어 기초식품공장의 몇몇 간부들도 그 덕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된장 같은 발효식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콩, 강냉이 같은 곡식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초식품공장을 아무리 새로 지은들 무슨 필요가 있냐”며 “일반 주민들은 아무것도 공급받는 것이 없는 데 높은 간부들은 식량은 물론 기초식품까지 특별히 따로 생산된 것을 공급받고 있는 현실이 너무 원망스럽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