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주민들은 외국과의 합영회사에 취직하는 것을 최고의 직업으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영회사 근로자는 안정되고 상대적으로 많은 임금을 받는데다 각종 동원과 사회지원에서 면제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5일 “요즘 주민들 속에서 무조건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수행하는데 삶의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당의 선전에 지친 주민들이 이제는 개인의 생활수준 향상에 삶의 목적을 두게 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에는 주민들의 관심이 외국합작기업에 취직하는데 쏠리고 있다”면서 “자본과 원료가 없어 가동하지 못하는 공장기업소의 노동자들이 각종 대상건설에 내몰리게 되면서 무역기관 직영 회사나 외국과의 합영회사에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청진시의 경우 수많은 주민들이 외국과의 합영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2-3년씩 기다리고 있다”면서 “청진 시내 합영회사들의 투자내용과 앞으로의 전망 등을 속속히 료해(파악)하고 어떻게 하나 그 회사에 취직하려고 뇌물을 고이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과거에는 사법기관, 당, 정무원 등 국가기관에 취직하는데 주민들의 관심이 몰렸었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중앙당의 수시 검열과 무차별적인 숙청, 철직으로 인해 국가 기관 종사들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안정되고 돈 잘 버는 합영회사가 인기 있는 직장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6일 “요즘처럼 주민들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의류제조공장이나 식품가공 일을 하는 노동자들도 국영공장 보다는 직업 안정이 담보되고 임금이 높은 합작기업에서 일하기 위해 여기저기에 줄을 대고 몇 년씩 기다려서라도 합영기업에 취직하려는 분위기”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은 뇌물로 안 되는 일이 없다 보니 직장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유행처럼 되고 있다”면서 “일부 합영기업들은 종업원 1인당 월 100kg의 식량과 300위안의 로임(월급)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사법기관원들까지 정복을 벗고 합영공장 근로자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아무리 전력난과 원료난이 온다 해도 합영회사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는 일은 아주 드물다”면서 “더구나 각종 정치행사나 사회동원까지 합영회사에서 돈을 지불해 면제시켜 주니 생산직 종업원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한때 당, 사법기관, 정무원 관련기관, 수산회사 종업원이 좋은 일자리로 손꼽혔지만 요즘은 합영회사 근로자가 최고의 직장으로 꼽힌다”면서 “무역회사 직영 공장들과 외국과의 합영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수 백명의 대기자들이 몇 년씩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