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올 가을 농작물 수확량이 최근 5년래 가장 저조할 것으로 내다본 유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북한의 식량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곡물 수입량도 작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북한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가 19일 2019년 3분기 북한을 포함한 저소득 식량부족 국가들의 작황 상황을 평가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Crop Prospects and Food Situation)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본격적인 수확철인 올 가을 북한의 농작물 수확량이 지난 5년보다 더 낮은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가을 수확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난 4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의 강수량이 평균을 밑돌았고, 이 기간동안 관개용수마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특히 이로 인해 북한의 쌀과 옥수수 수확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인 ‘지구관측 글로벌 농업 모니터링 그룹’(GEOGLAM) 역시 지난달 발표한 ‘8월 농작물 보고서: 조기 경보’(Crop Monitor: Early Warning)를 통해 지난 7월 북한 평양시 및 황해도를 포함한 중부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가뭄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며, 전년에 비해 경작지 면적이 줄고 수확량 역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북한의 전국적인 평균 강수량은 평년의 약 40%로, 102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식량농업기구의 이번 3분기 보고서는 올해 북한의 식량수요 충족에 필요한 곡물 수입량이 158만 5천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2년 전인 2017년 45만 6천 톤, 지난해 64만 1천 톤과 비교해 계속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농무부 산하 경제조사서비스(ERS)도 지난달 발표한 8월 쌀 전망 보고서(Rice Outlook: August 2019)를 통해 북한의 올 가을 쌀 생산량을 도정 후 기준 136만 톤으로 추정하면서, 25년 전인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식량농업기구는 이번 3분기 보고서에서도 북한을 아시아 지역에서 5년 가까이 참혹한 내전을 겪고 있는 예멘과 함께 올해 작황 전망이 좋지 않은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이번 보고서 역시 북한을 외부 식량지원이 필요한 41개 식량부족 국가군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들 41개 국가 중 대다수는 아프리카 지역 국가로 남수단, 소말리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31개국이 포함됐으며, 아시아 지역에서는 북한을 비롯해 예멘,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8개국이 포함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식량농업기구는 앞서 5월 세계식량계획(WFP)과 공동으로 발표한 북한 식량안보 현지실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식량 사정이 최근 10년 사이 최악이라며, 전체 인구의 약 40%인 1천 10만명이 식량부족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당시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 말입니다.
두자릭 대변인 : (북한의) 건기, 폭염, 홍수 뿐만 아니라 연료, 비료, 예비 부품 등 물자도 부족해 수확이 10년 새 최악이었고, 이것이 식량부족으로 이어졌다고 관련 기구들이 평가했습니다. (The agencies found that this [food shortages] comes on the heels of the worst harvest in 10 years due to dry spells, heatwaves and flooding, as well as limited supplies such as fuel, fertilizer and spare parts.)
식량농업기구는 매년 분기마다 북한을 비롯해 저소득-식량부족국가군(Low-Income Food-Deficit Countries, LIFDCs)에 속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지역 및 국가별 곡물 생산과 식량안보 상황 등을 예측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4분기 보고서는 오는 12월 5일 발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