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식당들 남한 간장, 조미료 꾸준히 들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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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평양의 고급 식당들이 한국산 간장과 양념을 편법으로 수입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고급식당들의 대표 음식은 주로 한국산 수입 식자재를 사용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세관이 남한 상품의 반입을 철저하게 단속하고 있지만 상당량의 한국식품이 북한에 유입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중국 변경도시의 한 한국식품점 주인은 “북한으로 들어가는 남한 식자재가 엄격한 단속 때문에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간장이나 특수 조미료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에서 많이 들여가는 간장은 한국의 유명상표인 M간장”이라며 “북에서는 불고기를 비롯해 고기 요리에는 한국 간장이 아니면 제맛이 안 나는 걸로 알려져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양의 상류층이 이용하는 고급식당은 물론 중급 식당들에서도 한국산 간장을 애용하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중국 간장이나 북한산 간장은 한국 간장의 깊은 맛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의 한 주민 소식통은 “불고기를 숙성할 때 중국 간장을 사용하면 우리 조선사람 입맛에 맞지않아 손님들로부터 외면당한다”면서 “아래 동네(남한) 간장으로 숙성한 것이라야 제대로 된 불고기 맛을 낸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 조선의 콩 간장은 식당에서 사용할 만큼 많은 량을 구하기도 어려울 뿐 더러 소금을 너무 많이 넣어 너무 짜다”면서 “이런 간장으로 어떻게 맛있는 음식을 조리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한편 북한사람들이 남한상표가 붙은 조미료나 간장을 그대로 북한으로 반입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의 한국식품 가게 주인은 “남한의 M간장은 제일 큰 용량이 13리터인데 상표와 제조 회사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이 간장통에 양각으로 표시되어 있어 그대로는 북한으로 들여갈 수 없다”면서 “우리 가게에서는 중국 간장통에 옮겨 담는 통갈이를 해서 북한으로 들여보낸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달랑 한 통만 주문하는 북한 사람은 거의 없고 한 번에 최소 5통 이상 들여간다”면서 “간장 외에도 평양의 고급식당들이 짜장면이나 카레라이스 등 남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요리 재료들을 겉 포장만 중국 것으로 바꿔 꾸준히 들여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