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법독립지수 전세계 최하위…“대북투자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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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사법적 독립성이 세계에서 가장 취약해 외국기업들이 투자할 경우 큰 위험이 따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적 사업 환경을 분석해 투자자들에게 전략을 제공하는 다국적 업체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Verisk Maplecroft)'사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북한을 조사대상국 198개 중 '사법독립지수(Judicial Independence Index)'가 가장 낮은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이 지수는 각 국가의 사법권이 정부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인지 나타낸 것으로 '구제방안에 대한 접근(Access to remedy)', '표현의 자유(Freedom of expression)', '법적 지배(Rule of law)', '민주적 국가경영(Democratic governance)'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산출됩니다.

북한은 4가지 영역에서 모두 '극도로 위험(extremely risk)'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보고서는 북한과 같이 사법적 독립성이 떨어지는 국가에서 사업체을 운영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회사들은 이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먼저 사업 규정의 공정한 적용과 경쟁적인 비즈니스, 즉 사업 환경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또 북한과 같은 고위험 국가에서 사업을 할 경우 계약 재협상이나 재산 몰수와 같은 사건 발생시 법적 구제 방안이 부족합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정부는 당국의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에 불공정한 법적 제재를 가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과 함께 사법독립지수가 가장 낮은 국가 10위권 안에 속한 국가는 에리트레아, 중국, 이란, 쿠바, 예스와티니, 기니아, 라오스, 알제리아, 소말리아 등 전통적인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국가들이었습니다.

개성공단을 비롯해 그 동안 북한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투자는 있었지만 북한의 일방적인 제도 운영과 사업의 불투명·불공정성 등으로 실제로 성공적인 결과는 거두지 못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북한에서 2008년부터 이동통신사업, 시멘트, 호텔 건축사업 등 대규모 투자사업을 진행했던 이집트 기업 오라스콤은 이동통신사업 투자에서 얻은 투자수익을 북한 당국으로부터 제대로 송금받지 못하는가 하면 투자사업에 대한 북한의 국유화 시도를 우려해 2017년 결국 사업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해외 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투자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사실상 외국기업의 투자 유치가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싱가포르 소재 비영리단체 '조선익스체인지'가 개최하는 연수회를 통해 지난 2019년 북한 주민들에게 창업에 대해 교육했던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알랭 슈널리(Alain Schneuwly) 상무이사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내 사업 성장의 걸림돌로 자본 부족과 정부 통제를 꼽았습니다.

슈널리 상무이사: 북한에서는 현금, 투자금에 대한 접근성이 낮습니다. 또 대부분 사업을 정부가 운영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제한이 많습니다.

슈널리 상무이사는 또 북한 당국이 해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하더라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각국의 자체 대북제재로 외국기업들의 실질적인 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