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위 “코로나로 해외 북한노동자 송환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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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해외에서 북한 노동자들의 외화벌이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코로나19(코로나비루스) 사태로 본국 송환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소속 에릭 펜턴-보크(Eric Penton-Voak) 조정관(coordinator)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 등에서 여전히 북한 노동자들의 외화벌이가 지속되는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 노동자를 2019년 12월까지 본국으로 돌려보내야 했지만 이행이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노동자들이 지금도 여러 해외 국가들에서 외화를 벌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최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북러 국경 인근 도시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전히 많은 수의 북한 노동자가 체류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펜턴-보크 조정관은 이 보도나 개별 국가의 북한 노동자 송환 이행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전문가단이 대북제재의 효율성을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해 대북제재위 측에 감시 결과를 설명하고, 권고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펜턴-보크 조정관은 또 전문가단이 해당국가들의 대북제재 이행을 강제로 집행하도록 만들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제재의 완전한 이행은 각 국가들의 몫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특히 코로나 19 상황으로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해외 잔류 북한 노동자들의 송환이 더욱 늦어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1월 말부터 시작된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는 현재 해외 북한 노동자의 북한 송환은 물론 북한에서 새로운 노동자들이 해외로 파견되는 것 역시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는 설명입니다.

펜턴-보크 조정관은 현재 유엔 회원국들이 자체적으로 코로나 19 사태로 비롯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쉽게 국경을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에 있던 북한 노동자들의 입국 허용 역시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탠가론 국장: 기본적으로 북한의 최대 난제는 어떻게 코로나19를 방지하느냐는 겁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물건에 대해서도 2주 이상 격리하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국경 개방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한편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최근 연해주 당국을 인용해 현재 러시아 극동 연해주에 약 1천명의 북한인이 남아있다고 전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에 체류하는 북한인들이 코로나 19로 인한 러북 간 교통편 단절로 귀국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해 행정명령을 통해 이들의 체류 기간 산정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 행정명령으로 양국 국경을 넘는 교통편이 재개된 후 90일까지는 북한인들의 러시아 체류가 가능해지면서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외화벌이는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