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견 북한노동자들 귀국 애타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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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걱정으로 하루빨리 귀국할 날만 고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개월 기한으로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귀국시한이 훨씬 지났는데도 코로나사태로 국경이 막혀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26일 "요즘 단둥지역에 파견된 북조선 노동자들은 국경봉쇄가 풀리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면서 "코로나사태로 북조선 경제가 최악의 상황인데 가족의 생계가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단둥에서 조금 떨어진 동강(뚱강)에는 지난해 11월 북조선에서 파견된 노동자수천명이 아직도 일하고 있다 "면서 "이들은 당초 6개월 기한으로 중국에 파견되었지만 코로나사태에 발이 묶여 지금까지 귀국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대부분의 북조선 노동자들은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중국에 일하러 나온 것"이라면서 "하지만 1년 동안 매일 16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에 종사하고 있지만 애초 기대한 만큼 돈벌이도 시원치 않고 무엇보다 어려움에 처한 가족을 도울 수 있는 방도가 없어 귀국할 날만을 안타깝게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특히 외진 곳인 동강 신구지역은 허허벌판에 공업단지가 조성돼 있어 북조선 근로자들은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채 일만 하고 있다"면서 "콘크리트담장이 둘러쳐진 공장내부에서 근로자들은 합숙하며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국회사와 북조선 인력회사는 노동자 한 명의 한 달 월급을 인민폐 2,000 위안으로 계약했다"면서 "하지만 중국 회사에서 지급한 노동자월급 2000위안에서 국가과제금 1300위안을 뗀 다음 나머지 700위안에서 노동자의 생활비를 제외하고 나면 노동자는 겨우 200위안 정도를 받는데 이 것도 관리인(간부)이 보관했다 귀국할 때 한꺼번에 준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 다른 조선족 소식통은 26일 "코로나사태로 귀국하지 못하고 있는 북조선 노동자들은 조선에 남은 가족이 굶어죽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울고 불고 아우성"이라면서 "국경이 막힌 이유 때문에 적은 돈이라도 가족에게 전달할 방법이 없어 이제나 저제나 세관이 개통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단둥의 동강 신구지역에 파견된 북조선 노동자들은 고된 노동과 감옥과 같은 폐쇄된 생활에 지쳐 있다"면서 "1년이 되도록 임금을 한 푼도 손에 쥐어보지 못한 노동자들은 자나깨나 귀국하게 될 날만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귀국할 때 임금을 모아서 한꺼번에 준다고 하지만 가끔 특식으로 제공된 돼지고기 값을 제외하고 각자의 형편에 따라 약, 생리대 등 생필품을 받아 쓴 걸 계산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면서 "중국에서 돈을 좀 벌어보겠다던 북조선 노동자들은 이제는 모든 걸 포기하고 한시 바삐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2017년 9월에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5호는 해외에 있는 북한노동자에게 이미 발급된 노동허가증의 갱신을 금지했고, 같은 해 12월에 채택된 결의 2397호는 2019년 말까지 해외에 있는 모든 북한 노동자들이 귀국하도록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단둥시 교외 뚱강지역의 공장들에는 아직도 공장 한 곳에 200-300명씩 총 2000-3000명 규모의 북한 노동자들이 남아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