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인력송출 회사들이 중국의 사업주들에 소수인원이라도 좋으니 북한노동자를 고용해 달라는 부탁 전화를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무역주재원 등 북한측 인사를 잘 알고 있는 중국 조선족 사업가들은 최근 들어 북한측 지인들로부터 노동자들을 좀 고용해 달라는 부탁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조선족 사업가는 “올 연초부터 지금까지 조선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좀 주선해 달라는 국제전화를 북한의 지인들로부터 여러 차례 받았다”면서 “중국 당국의 제재로 현재 남아있는 노동자들도 모두 철수해야 하는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이런 부탁을 해온다는 사실이 황당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액세서리 임가공을 북한에 주문하고 있는 한 대북 사업가도 “중국내 사업장에서 조선 노동자를 좀 써달라는 부탁 전화를 여러 번 받았다”면서 “중국정부가 조선 노동자의 신규 고용을 금지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런 부탁을 해오는 걸 보면 조선의 외화사정이 매우 급한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선 노동자의 신규 고용이 불가능 하지만 조선측 인사들이 요청하는 것은 당국의 눈을 피해 외딴곳에서 조용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달라는 것”이라며 “다시 말하면 조선노동자들의 불법적인 소규모 일자리를 주선해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과거엔 최소 50명 이상 고용을 해야 북조선 인력송출 회사에 명함을 내밀수 있었는데 지금은 단 5-6명만 고용한다고 해도 북조선측에서 감지덕지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현재 중국에 나와있는 평양거주 화교 소식통은 “현재 중국뿐만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파견된 조선 노동자들 거의 대부분이 철수한 상태이고 해외에 남아있는 노동자들이라고 해봐야 러시아 벌목공과 중국에 일부 남아있는 노동자들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에서 일하던 노동자들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의 투자를 받아 돌아가던 평양과 라선 등지의 합작기업들도 투자자들 대부분이 철수하는 바람에 그곳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린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현재 조선은 해외노동자들이 벌어들이던 외화가 끊겨 국가 재정에 큰 타격을 입는데다가 돌아온 노동자들을 제대로 가동되지도 않는 공장 기업소에 억지로 재배치 해야하는 커다란 부담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과거 개성공업지구가 폐쇄되었을 때도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았으나 그래도 그때는 중국 등 다른 나라로 인력을 파견할 수 있어 숨통이 트였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대북제재로 해외인력 수출이 모두 막혀 조선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