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북 시장 활성화…경제체제 전환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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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정부가 공식적으로 허가한 시장만 436곳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26일 이같은 보고서를 공개한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비공식 시장인 장마당까지 급증하면서 결국 북한의 경제체제 전환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차 석좌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이 식료품과 생필품 조달을 정부 배급이 아닌 장마당에 의존한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데요. 장마당과 같은 사적 경제체제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십니까?

차 석좌 :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북한 주민들이 정부보다는 장마당과 같은 시장 경제에 의존한다는 그동안의 가정을 확실히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는 공식 시장으로부터 연간 5~6천만 달러에 달하는 세수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국가 예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시장을 그대로 성장하게 놔둘 것이고 이를 쉽게 단속하지 못할 것입니다.

기자) 말씀하신대로 북한 내 시장이 이미 전국적으로 형성돼있고 더욱 확산하는 추세라면 북한의 경제체제 변화는 과연 언제 본격적으로 이뤄질까요?

차 석좌 :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이 북한 내 시장은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시장이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움직임을 막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정부는 이곳으로부터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북한의 시장경제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봅니다.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모르고 어렵기 때문에 시장을 열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결국 자본주의 경제는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북한 내 시장 활성화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고 사실 가장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북한 내 정치가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경제적 변화는 북한 체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서는 이렇게 시장경제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정권을 위협할 것을 우려해 어느 정도 통제를 시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차 석좌 : 북한은 이미 정부에 등록한 430여곳의 공식적인 시장에 대해서 규모, 운영시간, 방식 등에 대해 통제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들로부터 세금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장마당도 상당수에 이릅니다. 아무리 정권이 이들을 모두 통제한다고 해도 제한된 시간과 인력으로 봤을 때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 정부가 휴대폰, 즉 손전화 구매와 소지를 통제하려고 했지만 이미 북한 사회 내부에서의 휴대폰 사용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시장에 대해서도 통제를 하고 싶어하겠지만 여기서의 의문점은 과연 그것이 가능하겠냐는 것입니다.

기자) 장마당 등으로 형성된 기본적인 시장 경제체제가 향후 북한이 시장을 개방했을 때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보십니까?

차 석좌 : 북한에는 정말 기본적인 시장 구조만 형성돼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국제사회에 경제를 개방할 경우 해외 투자나 관련법에 대해 새로 배우고 준비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처음 몇년 동안에는 여러가지 문제와 어려움에 직면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불가능하진 않을 겁니다. 몇 년이 지나고 나면 북한 경제는 자연스럽게 작동하게 될 것입니다.

앵커 : 지금까지 김소영 기자가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