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지리정보청 “북 광산, 시설 낙후∙대북제재로 생산량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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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세계적인 광물 매장량을 자랑하는 북한이지만 낙후된 기반시설과 대북제재로 대표적인 광물 마그네사이트의 실제 생산량은 매장량의 10만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산량 증대를 위해 외국의 투자를 통한 시설 현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지리정보청(NGA:National Geopatial-Intelligence Agency)은 24일 웹사이트에 광물에 대한 각종 통계자료와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북한의 최근 광산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게재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러시아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마그네사이트 자원을 갖고 있지만 생산량은 일반 국가들의 기준에 크게 못미친다고 밝혔습니다.

마그네사이트는 천연에서 산출되는 마그네슘 함유 광물을 말합니다.

흔히 능토고광이라고 불리는 중요한 광물로 쇠보다 75% 이상 단단하고 알루미늄보다 35%정도 가볍기 때문에 가치가 매우 높은 광물입니다.

마그네사이트는 가축사료와 비료, 배기가스 흡착제, 건축자제, 내화벽돌, 가열장치의 전기 절연체와 광학장비에도 사용됩니다.

마그네사이트는 톤당 3,000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고가 광물이기 때문에 북한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로 꼽힙니다.

미국 내무부 산하 연구기관인 미국 지질조사국(USGS, 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이 올해 발표한 ‘2019 광물 연감’에 따르면 북한의 마그네사이트 저장량은 약 23억톤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마그네사이트 생산량은 27만톤으로 올해 저장량이 작년과 큰 차이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생산량의 비율은 10만분의 1에도 못미칩니다.

또 2017년 생산량 38만톤에서 11만톤 줄어들었습니다.

이 보고서를 제작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셉 버뮤데즈(Joseph Bermudez) 선임연구원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생산량 감소 원인 중 하나로 대북제재를 꼽았습니다.

2017년부터 본격 시행된 대북제재로 북한 광물 자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에 대한 수출길이 막히면서 북한이 자체적으로 생산을 줄였다는 게 버뮤데즈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북한이 그 동안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킨 결과로 나타난 기반시설 노후화 역시 생산량 저하의 큰 요인으로 지적했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 : 장비가 매우 낙후됐고, 세계 평균 기준에 못 미칩니다. 전체 시설 자체가 낡아서 마그네사이트를 대량 생산하지 못하고, 한계가 있습니다.

그는 특히 채굴한 광물의 주요 운송수단인 철도의 철로와 차량 모두 제대로 보수나 개발이 안된데다 안전시설이 부족해 광부들이 채굴 도중 심각한 부상을 입는 점도 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미북 비핵화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북한 경제가 개방된다면 가까운 한국이나 다른 나라로부터 광산 개발 투자를 받아 생산량을 현 수준에서 현저히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에는 마그네사이트가 전혀 없어 중국, 러시아 등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그러나 낙후된 광산의 기반시설 현대화가 실제적으로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버뮤데즈 연구원 : 북한은 세계적으로 매우 큰 광산과 광물 매장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성으로 봤을 때 시설 현대화는 매우 큰 비용이 들고 힘들 것입니다.

그는 또 10년간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 광산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큰 채굴 활동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