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즉석국수 포장지에 적힌 ‘교환가능’ 문구…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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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근 한국으로 떠내려 온 북한의 쓰레기 가운데 '품질에 이상이 있을 경우 교환해준다'는 문구가 적힌 포장지가 발견돼 주목됩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이 같은 포장지가 종종 포착되고 있어 북한 소비자의 권리가 다소 상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으로 떠내려온 북한 쓰레기들을 수거해 분석하고 있는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최근 한국의 연평도 해안가에서 북한 ‘소고기맛 즉석국수’의 포장지를 수거했습니다.

북한 평양시 낙랑구역 전진동에 소재한 금해식료가공사업소에서 생산한 해당 상품의 포장지에는 ‘제품판매시 품질에 이상이 있으면 교환하여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주목됩니다. 소비자 권리 등과 관련해 북한 내 변화가 일부 감지되는 대목입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최근 북한의 일부 상품 포장지에 제품의 하자가 있을 경우 교환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적혀 있는 사례를 드물지만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 : (상품마다)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똑같은 내용들이 있습니다. 규격이라든지 공정이라든지. (그런데) 이거는 그런 사례는 아니에요. 굉장히 드물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죠. 북한도 이제 세계적인 기준, 그리고 중요한 것은 어쨌든 인민 소비품이니까 인민들을 의식한 어떤 결과라고 봐야 되겠죠.

다만 강 교수는 이를 아직 일반적인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일종의 ‘보여주기식’ 상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강 교수는 “세계 대부분의 상품들이 소비자 권리에 대해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인민의 권리 보장 부분을 보여주기 위해 조금씩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본다”라고 평가하면서도 이 같은 변화는 주목할만한 하다고 말했습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 :어쨌든 굉장히 큰 주목할 만한 이슈죠. 왜냐하면 북한 당국이 북한 주민들을 소비자로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고 어떤 불편함에 대한 것들을 인식하고 있다는 거니까요. 이는 사회주의 체제의 북한으로 봤을 때 굉장히 주목할만한 현상이라고 봐야 되겠죠.

일각에서는 ‘교환가능’ 상품들이 북한 내에서 상당량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한국 연평도 해안에서 최근 들어 교환 가능한 상품의 포장지가 종종 떠내려 온다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는 것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의 전문가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교환가능 상품의 포장지가 몇 년사이 종종 발견된다는 것은 관련 상품이 내부에서 상당량 판매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이 전문가는 “최근 북한에서 상품 품질검사를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엄격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며 “국영상점을 통한 판매라면 일종의 정품 판매로써 ‘교환가능’ 문구를 넣어야 하는 강제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북한 주민들의 소비자 의식을 높이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