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동의 호화 호텔을 임대해 북한 미술품을 판매하던 미술거래소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Expert Panel)의 조사가 시작된 후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문을 닫은 북한 미술 해외판매처는 유엔의 제재대상인 북한 만수대 창작사의 미술품을 거래한다는 의혹을 샀던 곳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입수한 최근 사진을 보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도 아부다비의 5성급 호텔에 있는 옥류미술관(갤러리)의 북한 미술품이 모두 사라지고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사진을 제공한 아부다비 현지의 소식통은 미술거래소가 “내부 수리 중이며 곧 다시 연다”는 안내문을 붙인 후 문을 닫은 지 몇 달이 지났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유엔의 조사로 옥류미술관이 폐점했을 수 있냐는 질문에 “유엔 전문가단의 조사가 시작된 후 미술관의 문을 닫은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적인 연관 관계는 알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곳은 지난 4월 자유아시아방송의 첫 보도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이 제재결의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정식으로 조사를 진행해온 곳입니다.
앞서 전문가단의 휴 그리피스 대표는 중동에서 거래되는 북한 미술품과 관련한 보도를 접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한 바 있습니다.
그리피스 대표: (북한의) 만수대 창작사는 외국이나 해외기업과 함께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모든 경우가 (대북 제재결의 위반이므로) 전문가단의 조사 대상이 됩니다. (This matter is currently subject to an ongoing Panel investigation.)
만수대 창작사와 산하 단체인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은 지난해 8월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결의 2371호에 의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전문가단은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보도한 미술품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제재대상인 만수대창작단 소속 화가의 작품이 판매되고 있음을 확인했고, 아랍에미리트 정부에도 제재결의 이행과 관련한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부다비 호텔에서 판매되던 북한 그림은 엽서 두세 장 크기의 기념품용부터 2미터 가까이의 벽 한 면을 채우는 대형 미술품까지의 크기들로, 주로 산수화나 동물 그림이 많았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당시 접촉했던 미술관의 판매원은 그림 판매가가 미화 27달러 수준의 기념품용부터 미화 약 4천 달러에 이르는 대형 호랑이 그림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형 호랑이 그림은 유엔 제재대상인 만수대 창작사 소속 유명 화가인 리금혁의 작품으로 알려졌고, 또다른 만수대 창작사 소속 유명 화가인 김훈의 미술품도 전시· 판매되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