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 무역회사 전용 용천 해양항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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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사태로 봉쇄했던 무역항 중에서 군부가 관리하는 평안북도 용천의 해양항 무역을 먼저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대에 필요한 식량과 연유를 중국에서 수입하기 위해서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용천군 위치(붉은 핀 지점)
평안북도 용천군 위치(붉은 핀 지점) (/구글 맵 캡쳐)

평안북도 용천군에서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5일 "지난 4월 말부터 평안북도 용천군에 위치한 해양항이 다시 열렸다"면서 "코로나사태로 봉쇄되었던 해양항 무역이 재개되면서 조-중 해상무역이 시작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안북도 내 항구 중에서 해양항은 규모가 가장 큰 무역항이며, 무역항 경영권은 군부가 가지고 있다"면서 "지금 해양항에는 군 총참모부 소속 무역회사를 비롯해 군부 무역회사들이 상주하면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해양항 무역은 재개되었지만 평안북도 국경지역에 있는 동양항, 은파산항 등 일반 항구는 여전히 봉쇄가 풀리지 않은 상태"라면서 "당국이 해양항 무역을 먼저 재개한 것은 군부대 내 식량난이 심각해지자 군 기강이 흔들릴 것에 대비해 군소속 외화벌이회사들에 중국과의 해상무역을 허용함으로써 군대에 필요한 식량을 조달하도록 조치한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해양항 무역이 재개되자 동양항, 은파산항 등 일반 항에서 무역재개를 기다리던 수많은 무역선들이 지금 해양항으로 몰려들고 있다"면서 "그러나 해양항을 이용하려면 각 선박마다 500달러를 군부에 바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용천군 소식통: "지금 용암포 해양항이 세관문 열었는데...군부 어선 말고 쌀도 있잔하요…일반 배가 항에 들어가려면 항만비 500달러 물어야 되요…"

같은 날 평안북도의 또 다른 무역업자는 "평안북도 해양항은 김정은체제 출범 이후 군부 자금을 확보할 목적으로 대규모로 신설한 외화벌이 무역항"이라면서 "해양항은 다른 항구보다 부두가 넓고 서해바다로 연결되어 있어 수많은 무역선들이 이용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로 해양항 무역이 전면 중단되면서 군부가 심각한 자금난을 겪게 되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군 무역회사들은 3월 중순부터 국경사령부가 주둔하고 있는 은파산항을 이용해 밀무역을 진행해 왔다"면서 "군 소속 무역회사들의 밀무역이 가능했던 것은 당국이 암묵적으로 허용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현지 소식통: "아무 물건이나 다 들여올 수는 있는데...한 톤에 운송비가 (인민폐) 3500원이라구요. 돈만 주면 동양항, 은파산항으로 뭐 농기계, 기중기차 뭐 여러 방면으로 다 들여가요"

소식통은 이어서 "4월에 들어서면서 군부를 비롯한 수많은 국가 외화벌이회사들의 밀무역이 성행하자 당국은 중국에서 또다시 코로나비루스가 유입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밀수단속에 나섰다"면서 "그러나 해양항을 다시 열고 군 소속 무역회사들만 외화벌이 무역을 허용하고 있어 일반 무역회사들이 왜 군부에만 특혜를 주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