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언론 “중국 내 북한식당 여전히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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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노동자들이 코로나19 국경봉쇄를 이유로 중국에 남아 현지 북한 식당과 공장 등에서 계속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베이징과 지린성 훈춘시에서 여전히 북한 식당이 운영 중이라고 일본 일간지 니시닛폰(서일본)신문이 사진과 동영상을 24일 공개했습니다.

특히 이 매체는 북중 국경봉쇄로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이유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지속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매체가 공개한 지난 1월 찍힌 중국 베이징 시내 북한 식당 동영상에는 북한 여성들이 마스크를 쓰고, 북한 가요와 장구춤, 바이올린, 섹소폰을 연주하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이어 이 매체는 이 북한 식당 여종업이 2년 전에 북한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왔고, 북한 노동자라고 당당하게 인정했지만, 총 몇 명이 근무하는지는 비밀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북중 무역 관계자 등을 인용해, 코로나19로 중국 랴오닝성 등 동북부 지역의 공장들이 경제적 타격을 받아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차원으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에서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않고, 단기 임시 체류 비자를 통해 근무하고 있으며, 체류 기간은 북중 당국이 결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북한인들은 주로 20~30대 공장 노동자들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 노동자의 해외 돈벌이는 유엔 안보리가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8월 채택한 결의 237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들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 규모를 당시 수준에서 동결하도록 했습니다.

이어 9월 채택된 결의 2375호는 이미 발급된 노동 허가증에 대한 갱신을 금지했고, 같은 해 12월에 채택된 결의 2397호는 2019년 말까지 모든 북한 노동자를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했습니다.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지난해 10월 북한 노동자 수만 명이 중국에 체류하며 외화벌이를 지속하고 있다며, 북한과 중국 당국이 이들의 체류를 묵인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 상황에 정통한 중국 내 한 소식통도 지난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 중 일부는 코로나 사태 이전의 경우 관광비자를 받아 중국에 입국해 불법으로 일하면서 석달에 한번 씩 북한으로 귀국했다 다시 중국으로 돌아오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때 중국 내에는 북한 노동자가 10만 명에 이른다는 비공식 통계도 있었지만 현재는 랴오닝성 단둥 주변으로 2~3천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재 조치하에서 북한 정권은 경제를 유지하기 위한 대안들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외화, 중국은 값싼 노동력을 원하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은 북한 노동자들을 통해 상호적으로 이득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그는 북한 노동자 문제는 제재 위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북한과 중국의 노동자 착취 등 인권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는 김정은 북한 정권이 해외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하고 있고, 중국 고용주가 무리한 노동을 강요하기 때문에 이들의 인권이 무시당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도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 내 북한 식당과 북한 노동자 문제 등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이 국경봉쇄로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됨에 따라서 중국이 제재를 준수할 수 있도록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의 목표는 북한 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제재를 위반하면서까지 북한 노동자들에 대해 눈감아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의 외화벌이로 정권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 둘 다 서로 이득을 보는 윈윈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대북제재 위반 행태를 유엔과 국제사회가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문제는 유엔과 국제사회가 이러한 제재위반 행태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할지 여부입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와 유엔 주재 중국 대표부,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 등은 중국 내 북한 노동자 관련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24일 오후까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