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한과 대학 협력 증진”… 노동자 우회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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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러간 밀착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북한과의 대학 교류를 늘리겠다고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이 유엔 대북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노동자들을학생으로 위장한 채 러시아로 인력을 유입시키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나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의 극동연방대학교(FEFU)는 북한 6개 대학과 추가 협력 계획을 밝혔습니다.

극동연방대학의 예브게니 블라소프(Evgeniy Vlasov) 국제관계 부총장은 8일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이 같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번 협력에 포함된 대학은 북한의 리과대학, 희천공업대학, 함흥수리동력대학, 평양인쇄공업대학, 평양기계대학 등입니다.

극동연방대학은 북한의 명문대 평양외국어대학교, 김책공업대학교, 김일성대학교와 이미 교류를 맺고 교환학생을 받고 있습니다.

블라소프 총장은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관계를 고려해 우리는 북한의 모든 주요 대학과 러시아어 학습 분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협력은 북한 전문가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러시아어와 문화를 홍보하고 전파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블라소프 총장에 따르면 북한학과는 극동연방대학교 동부연구소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학과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는 450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에 있습니다.

그는 “현재 극동연방 대학은 연해주 정부와 함께 지역 시설을 기반으로 북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북한과 극동연방 대학의 과학 및 교육 교류뿐 아니라 청소년 조직 간의 교류을 위한 모든 조건을 창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무기 거래 의혹을 받는 러시아와 북한은 군사 분야뿐 아니라 경제, 농업, 교육, 관광 등 전방위로 교류를 확대하며 밀착하고 있습니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도 “러시아는 모든 분야에서 북한과 협력을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북한은 매우 유망한 파트너”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 당국이 러시아에 노동자 파견을 하면서 유엔 대북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쓰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북한 당국은 유학생 비자 등으로 위장한 뒤 노동자들을 해외에 보내는 방법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에 포함된 대학은 전문인력 양성소라고 불리는 이공계 계열 대학들이 포함됐습니다.

지난 2016년까지 캄보디아 수도 지역에서 북한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다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김 모 씨는 오래 전부터 학생 신분으로 위장한 북한 노동자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파견됐다고 전했습니다.

김 모 씨 : (대북 제재가 한창일 때는) 나가는 방식도 좀 다른 게(대북 제재가 심하지 않을 때) 저희는 노동 비자를 가지고 나갔거든요. 그런데 2019년에 나간 친구들 보니까 다 유학생 비자로, 비자를 다 속여서 나갔더라고요. 왜냐면 (북한) 해외 노동자들에 대해서 대북제재 조항에 (파견이 안 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으니까 그렇게 해서 결국 나가잖아요.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