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충돌 심화될시 북러 에너지 협력 가능성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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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심화되며 신냉전 구도가 선명해지는 가운데 향후 북한과 러시아의 에너지 협력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반도평화연구원의 정대진 연구위원(원주 한라대 교수)은 23일 미국과 러시아의 충돌이 심화될 경우 전통적인 북중러 결속 현상이 강해지고 이에 따라 향후 나진-하산 등지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에너지 협력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 연구위원은 이날 발간한 ‘신정부 출범과 대북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해 경제적 수단을 활용해 정치외교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더욱 강하게 표출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정 연구위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에너지 공급처를 확보하고 러시아는 미국에 대응할 추가적인 카드를 쥔다는 점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대진 한반도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당장 오늘 내일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긴 하지만 북중러의 결속이 강화되고 특히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서 에너지 공급망을 확대하고 그러면서 동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미국과 맞서겠다는 안보 정책을 정한다면 배제할 수 없는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연구위원은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에너지 공급을 결심한다면 유엔 대북제재라는 기존 틀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인도적 지원 등 여러 가지 명분을 대며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대진 한반도평화연구원 연구위원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에너지 공급을 결심하고 자신들의 안보정책 일환으로 추구한다면 유엔의 대북제재라고 하는 틀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움직이는 것이 되겠죠. 기존에 있던 유엔의 대북제재 뒷문이, 우리가 걱정하는 것처럼, 러시아, 중국 쪽으로 열리게 되는 그런 상황도 우리가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예측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박 교수는 낮은 경제성 때문에 북한과 러시아 양자 간 에너지 협력사업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향후 중국을 포함한 북중러 3국 간 에너지 협력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박 교수는 이 경우에도 중국이 러시아와 어떻게 관계를 설정할 것인지에 따라 북중러 에너지 협력사업의 실행 여부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의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교수는 지금도 중국이 러시아에게 전적인 협력을 하지는 않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자유주의 국가들과 정면대결하는 형국으로 빠져들기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중국을 끼고 새롭게 러시아와 북한이 하는 사업의 형태로 가는 가능성은 좀 있다고 봅니다. 다만 러시아와 북한 양자 간의 협력이 되는 것은 경제적인 이득이 양측 다 커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되고요. 사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어떻게 관계를 가져갈 것인가가 앞으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러시아에 대해 국제사회의 여론이 상당히 악화된 시점에서 중국은 상당히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러시아에 대해 국제사회의 여론이 상당히 악화가 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러한 러시아와 동조를 하고 미국에게 같이 맞서는 전선을 형성하는 것은 중국이나 북한에게는 상당히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자력갱생을 기조로 한 북한의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성과가 미진했기 때문에 향후 북한이 러시아, 중국과 경제협력을 꾀할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