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중 수입품, 대북 재수출’ 보도에 “중국은 안보리 결의 이행해야”

0:00 / 0:00

앵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이 지난해 수입한 수백만 달러 어치의 사치품 등 일부 수입물품들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재수출되고 있다'는 보도에 중국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해야 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2일 중국이 지난해 사치품 등 수입물품을 다시 북한으로 되팔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우리는 중국이 유엔 회원국 모두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We urge China to fulfill its obligations under th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hat all UN Member States unanimously adopted.)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12일 중국의 해관총서 자료를 토대로, 중국이 한국을 포함한 최소 20여개국으로부터 수입한 수천 병의 와인 등 사치품들을 포함해 담배필터, 윤활유(Lubricating oil)를 북한에 되팔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이 매체는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이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한 품목이 같은 지방에서 똑같은 물량(kg, L)으로 또다시 동년 동월 북한 수출용으로 동일하게 표시됐다면서, 중국이 일부 사치품 등 수입품을 북한에 되파는 무역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 매체는 중국의 일부 수입품목의 수량과 북한의 수출품목의 수량이 동일하다고 해서 북한에 재수출됐다고 확실히 증명할 수는 없다면서도,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북중 간 이러한 형태의 무역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가 분석한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산둥성과 광둥성은 한국에서 각각 담배필터 약 2만2천(22,446) 킬로그램, 약 20만(200,819) 킬로그램을 수입했고, 같은 달에 동일한 품목과 수량이 북한에 재수출한 것으로 표시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가 분석한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산둥성과 광둥성은 한국에서 각각 담배필터 약 2만2천(22,446) 킬로그램, 약 20만(200,819) 킬로그램을 수입했고, 같은 달에 동일한 품목과 수량이 북한에 재수출한 것으로 표시됐다. (/NK 뉴스 캡쳐)

이 매체가 분석한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산둥성과 광둥성은 한국에서 각각 담배필터 약 2만2천(22,446) 킬로그램, 약 20만(200,819) 킬로그램을 수입했고, 같은 달에 동일한 품목과 수량이 북한에 재수출한 것으로 표시됐습니다.

아울러 아일랜드, 불가리아, 브라질의 크리스탈 유리제품(lead crystal glassware) 각각 34킬로그램, 120킬로그램, 20킬로그램이 중국 랴오닝성에 수입된 후 같은 품목과 수량이 북한에 재수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정제유의 일종인 윤활유도 중국 랴오닝성이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약 3만1천(31,356)리터를 수입했고, 또다시 같은 품목과 같은 수량이 북한에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유럽연합이 지난 2017년 11월 사치품으로 대북수출을 금지한 와인이 랴오닝성에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약 7만4천(74,047) 리터가 수입된 후 북한으로 동일한 품묵과 수량으로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밖에 미얀마 담뱃잎(136,918kg), 인도, 베트남(윁남), 쿠바, 자메이카의 럼(4,604L), 그루지아 보드카(16,320L), 인도의 진(81L), 베트남과 태국(타이)의 파인애플 주스(138,377kg)이 같은 형태로 북한으로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중국으로 물건을 수출한 국가들이 다시 자국의 물품이 북한으로 수출되는지 여부를 인지하고 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Bonnie Glaser)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언제부터 중국의 수입품이 북한에 다시 수출되는 이러한 무역 형태(pattern)가 존재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추측으로는 이러한 형태의 무역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그는 "세계가 중국의 유엔 대북제재 위반을 못본 체 해왔기 때문에, 중국이 더 노골적으로 제재를 무시하도록 만들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과 중국의 이러한 무역 형태가 새롭거나 특이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오래 전부터 체재 유지와 핵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자금조달 뿐만 아니라 기득권층에게 사치품을 제공하기 위해 불법행위를 일삼아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중국이 북한에 수년간 많은 지원을 해오고 있다면서, 대북제재를 회피하거나 지원하는 국가나 단체들이 지속해서 제재를 지키지 않을 경우 세컨더리 보이콧, 즉 3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제재를 회피하는 모든 단체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I believe we must take actions against any and all entities that are supporting sanctions evasion.)

아울러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북한과 무역이나 기타 거래를 하는 제3국 기관과 기업들을 처벌하기에 충분한지 등 제재의 효율성에 대해 정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북한으로 수출된 품목 중 와인과 크리스탈 유리제품, 담배 등은 사치품으로 일반적인 북한 주민들은 어떠한 혜택도 받을 수 없는 품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중국의 수입품들이 북한으로 재수출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12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년 채택한 대북제재결의 1718호를 통해 유엔의 모든 회원국에 와인 등 사치품목의 대북 금수조치를 실시했고, 지난 2017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북한이 연간 수입하는 정제유의 한도를 50만 배럴로 제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