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선박, 3월 들어 해상활동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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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3월 들어 중국을 오가는 북한 선박들의 해상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코로나19로 국경을 폐쇄한 북한이 경제난이 심화되자 방역조치를 완화하고, 해상 활동을 다시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15일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5일까지 13척의 북한 선박들이 AIS, 즉 자동선박식별시스템(Automated Identification System)을 작동시키며 다시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포착됐습니다.

현재 북한 선박 '련화 3'(Ryon Hwa 3)호, '자이 저우 2'(Zai Zhou 2)호, '남대천'(Nam Dae Chon)호, '금호 1'(Kum Ho 1)호, '태평'(Thae Phyong)호, '청암'(Chong Am)호, '오랑'(O Rang)호, '청봉'(Chong Bong)호, '회룡'(Hoe Ryong)호, '태양'(Tae Yang)호, '진흥 9'(Jin Hung 9)호, '이.모닝'(E. Morning)호, '태평산'(Thae Phyong San)호 등 최소 13척이 3월부터 중국의 옌타이항, 다롄항, 저우산군도, 북한 남포항 등 인근 해역에서 AIS 신호를 키고 해상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포착된 북한 화물선 '련화 3'(Ryon Hwa 3)호와 북한 선박 '자이 저우 2'(Zai Zhou 2)호 등 최소 2척은 수년동안 AIS를 작동시키지 않다 3월 들어 처음으로 활동이 포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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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박 '련화 3’(Ryon Hwa 3)호가 지난 2018년 1월 이후 AIS가 꺼진 후 10일부터 15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중국 랴오닝성 바위취안(Bayuquan)항구 인근 앞바다에 머물러 있다. /마린트래픽 캡쳐사진. (Kyung Ha Rhee)


'련화 3'호는 지난 2019년 4월 미국 재무부가 북한산 석탄을 운반해 밀수출하는 의심 선박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련화 3'호는 지난 2018년 1월 이후 AIS가 꺼진 후 10일부터 15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중국 랴오닝성 바위취안(Bayuquan)항구 인근 앞바다에 머물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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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박 ‘자이 저우 2’(Zai Zhou 2)호가 2019년 10월 AIS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뒤, 지난 3일부터 15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중국 산둥성 북동부에 있는 도시 옌타이 항구 앞바다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린트래픽 캡쳐 (Kyung Ha Rhee)


또 이번에 포착된 북한 선박 '자이 저우 2'(Zai Zhou 2)호도 2019년 10월 AIS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뒤, 지난 3일부터 15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중국 산둥성 북동부에 있는 도시 옌타이 항구 앞바다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북한 선박 '태평'호는 지난 8일 석탄 밀수출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알려진 저우산군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포착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1년 넘게 유지해온 휴전선과 국경, 해상 국경봉쇄 조치를 조만간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은 지난 3일 수입물자소독법도 채택해 국경에서 수입 물자를 들여올 때 소독 절차와 방법을 규정했습니다. 이에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4일 국경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미국 국가이익센터 한국 담당 국장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다른 국가와 마찬기로 올해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수개월 안에 국경봉쇄 조치 완화, 해상 무역 재개 등 무슨 일이든지 할 태세라고 말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더 많은 북한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받게 되면, 북한의 전반적인 무역과 제재 위반 활동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And as more North Koreans get vaccinated, I expect North Korean overall trade and sanctions busting actions will also rise.)

아울러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NK뉴스'도 지난12일 북한의 해상 검역 제한 조치가 지난 2월 일부 완화돼 북한 선박 활동이 3월 부터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국제해사기구(IMO)는 2005년부터 전 세계 선박에 대해 자동식별장치를 켜고 다니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충돌을 막는 등 선박의 안전을 위한 조치이지만, 북한 선박 대다수는 이 규정을 어기고 있습니다.

유엔도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제재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 선박이 불법 무역을 위해 고의로 자동식별장치를 끄고 항해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