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조선중앙TV가 최근들어 이전과 다른 방송 형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친근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그 동안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평가를 받아온 북한의 방송 형식. 최근들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5일 방영한 ‘여러 단위의 성과와 경험’이라는 5개년 계획 수행 특집 방송.
방송 시작과 함께 먼저 진행자가 이어마이크를 차고 음악과 함께 걸어나옵니다.
[조선중앙TV 5개년 계획 수행 특집 오디오]
국가 지도자만을 높이는 북한 방송에서 특별히 방송 진행자의 등장에 힘을 준 건 이례적입니다.
이후 기자들이 직접 스튜디오에 나와 취재기를 나누고 진행자와 대담을 나누기도 합니다.

특히 한 방직공장 노동자가 손님으로 출연해 대담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에서 제작해온 일일 보도와 프로그램 대부분이 스튜디오에 혼자 나온 진행자가 뉴스를 읽는 방식이었던 점에 비춰 새로운 변화를 준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지난 3월 17일 방송된 ‘우리 인민반장’ 제목의 특집 역시 달라진 방송 분위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출연자들과의 대담과 함께 연극도 곁들인 방송에서는 관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이 진행자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대답을 하며 즉각 호응하는 모습이 방영됐습니다.
기존의 일방적인 소통방식에서 벗어나 관객을 포함해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듯한 연출을 보였다는 평가입니다.
[조선중앙TV 3월 17일자 방송 오디오]
또 스튜디오와 비디오 녹화본을 오가며 다양한 구성을 선보인 점, 진행자가 뒤쪽 대형 스크린의 자료화면을 같이 보다가 영상이 끝나자 다시 카메라를 향해 돌아서는 세련된 움직임을 보인 점도 눈에 띕니다.
다만 진행자와 출연자들의 대화 내용은 지도자와 당에 대한 충성 다짐으로 귀결돼, 방송 내용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외부와 비슷한 형식의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 북한은 주민들이 조선중앙방송을 듣도록 유도하기 위해 외부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그러면서 주민들이 외부방송에서 접하는 진실에서 눈을 돌리기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 외부 방송을 모방해서 경쟁하고, 북한 주민들이 외부 방송에서 나오는 진실보다는 자신들의 방송을 더 보도록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남한 방송을 포함한 외부세계의 정보 차단에 몰두하고 있는 북한 당국의 방송 형식 변화 유도가 북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에디터 박정우 ,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