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평양 마라톤 결국 취소···올 여름 관광재개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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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북한 평양 마라톤 대회가 결국 취소됐습니다. 북한 전문 여행사들은 올 여름 북한 관광 재개를 희망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 4월 초 열릴 것으로 알려졌던 평양 국제마라톤이 전면 취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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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투어스는 트위터를 통해 2021년 평양 마라톤 취소 소식을 알렸다. /트위터


북한전문여행사인 고려투어스, 영파이어니어투어스 등은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를 통해 북한 올림픽대회 관련 업무를 관할하는 조선올림픽위원회가 코로나19(코로나 비루스)로 인한 국경 폐쇄로 '2021년 만경대상 국제 마라톤 경기 대회'를 취소하기로 공식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고려투어스는 이에 앞서 지난 1월 북한 당국과 조율을 통해 4월 5일부터 11일까지 평양 마라톤이 열린다는 계획 아래 음성 및 영상기기를 이용한 사상 첫 가상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홍보한 바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와 외신들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열린 대회에 중국과 모로코, 케냐, 에티오피아, 영국 등 해외에서 천 여명이 참가하는 등 평양 마라톤은 북한의 대표적인 연례 국제행사로 여겨져 왔습니다.

북한은 과거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 당시에도 외국인 선수에 한해 출전을 금지하긴 했지만 여전히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평양 마라톤대회를 축소 개최했었습니다.

이로써 북한은 지난해 1월 말부터 국경을 전면 봉쇄한 이후 올해까지 2년 연속 평양 마라톤 대회를 취소하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전문여행사들은 올 여름 이후 북한 관광 재개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고려투어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7월부터 북한 여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관광객 유치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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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파이어니어투어스는 올해 7월부터 시작되는 북한 여행 일정을 소개했다. /영파이어니어투어스 홈페이지


영파이어니어투어스는 홈페이지에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관광객 입국제한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서 올 여름 이후 북한 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습니다. (We are confidently looking at tourism resuming in North Korea after summer 2021.)

이 여행사 역시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여행 일정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3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금강산 관광지구가 포함될 가능성이 큰 동해안 지구 국토건설 총계획을 승인하면서 코로나19 상황 종료에 대비해 관광산업 재개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Troy Stangarone)선임 국장은 북한 당국이 코로나 19 확산 위험을 떠안고 국경을 개방하진 않을 것이라며, 올 여름까지 외국인 입국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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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여행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4월 10일 평양 마라톤 개최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그는 북한 관광산업은 북한의 주요 수출품과 비교해 여전히 수익 규모가 낮을 뿐 아니라 새로 입국하는 관광객들에 대한 코로나19 관련 보건제도 역시 제대로 마련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탠가론 국장: 관광수입은 수익면에서 석탄 수출액 등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하위(low end)에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국할 경우 코로나19 경로 추적 등 관련 보건제도를 제대로 갖추고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2019년 북한이 관광으로 벌어들인 외화는 4천400만 달러로 추정되는 반면 지난해 대북제재 속에서도 북한이 중국에 불법으로 수출한 석탄은 4천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또 다른 북한 전문여행사 KTG는 5일 자사 페이스북에 "평양 마라톤 위원회 측에서 2022년 평양 마라톤 개최를 공식 확정했다"며 내년 4월 10일 대회 참가자 모집을 알리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