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 북한 여행 관심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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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내 평화 기운이 감돌면서 북한 여행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과 북한을 자유롭게 오가는 여행이 가능해지는 날을 기대해본다는 북한 여행사들의 바람을 김소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최근 영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 ‘리젠트 홀리데이스(Regent Holidays)’는 북한 여행에 대한 많은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위협으로 북한 여행을 주저했던 여행객들이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입니다.

‘리젠트 홀리데이스’의 북한 여행 담당자 칼 메도우스 씨는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다소 사그라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칼 메도우스 : 지난 며칠 간 예약 문의가 많이 늘었습니다. 아직까지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던) 2017년 이전 수준엔 못미칩니다. 그러나 여행객들이 북한 여행에 대해 좀 더 안심하는 모습입니다.

한반도 내 평화 체제가 구축되고 북한의 대외 관계가 정상화되면 더욱 다양한 북한 여행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여행사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사무실을 둔 KTG 여행사는 그 동안 북한 방문 자체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유엔의 대북 제재 등으로 예상치 못한 제한이 따랐다고 설명했습니다.

레이코 베가 북한여행 담당자는 “지난해부터 대북 제재가 한층 강화되면서 운동 경기에 필요한 장비 조차 사치품으로 분류돼 반입이 금지됐었다”며 “한반도 핵문제가 해결되면 그 동안 대북 제재 등으로 시행하지 못했던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들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리젠트 홀리데이스’ 역시 내륙을 통해 남북한 양국을 여행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메도우스 북한 여행 담당자는 “특히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만큼 한국에서 판문점을 통해 북한을 여행하는 것은 여행객들에게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기대 속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정상 국가화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며 조심스러워하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네덜란드 소재 ‘VNC 아시아 트래블’의 한 관계자는 향후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실제 양국이 합의한 사항이 이행되는지 증명되기 전까지는 북한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VNC 아시아 트래블 관계자: 북한 정권이 지난 몇달 사이 엄청난 변화를 보이면서 한반도 정세가 이전과 180도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사람들이 실제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호주에 있는 ‘가이드포스트 투어스(Guidepost Tours)’의 밥 다니엘 씨 역시 “북한 여행에 대해 즉각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람들은 미북 대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여기서 나온 약속들이 이행될지 우선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한편 남북 정상회담 후 북한과 업무협약을 맺은 중국 여행사가 오는 6월 첫 출발하는 '북한 혜산·백두산' 관광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하고, 태국 관광업체들이 대북제재로 중단했던 북한 관광을 재개하는 등 얼어붙었던 북한 관광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