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코로나 사태로 인한 북한 국경 봉쇄가 장기화 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개방 이후를 대비해 새로운 관광 상품 준비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선양(심양)에 위치한 북한전문 여행사 KTG는 최근(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한달 전 북한에 있는 동료로부터 삼지연 지역의 “새로운 투어(관광) 상품에 관한 정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아마 세계에서 제일 늦게 문호를 여는 나라가 아닐까 싶다”면서도 “어느 시점엔 다시 관광이 재개될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삼지연시 무봉국제관광특구는 2015년 4월 김정은 총비서의 최우선 국책 사업으로 선정돼 작년 12월에 완공됐습니다.
백두산 기슭에 위치해 중국과도 가깝다는 이점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를 통한 외화 수입을 기대하며 건설한 곳입니다.
김 총비서가 여러번 시찰하고 직접 현지 지도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선전을 이어갔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문호를 닫으며 관광객 수용이 멈췄습니다.
지난 11월에 발간된 한국 민간기관 세종연구소 정책보고서 ‘김정은 시대 북한의 관광정책과 시사점’에 따르면 북한의 해외 관광객 수는 코로나 대유행 전인 2019년 역대 최고 규모인 26~3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KTG 여행사는 “지금도 하루에 여러 차례 문의를 받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없지만 다시 관광이 재개되면 방문할 수 있는 삼지연시의 새로운 관광 명소들을 언급하며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부편집장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더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 변이를 고려하면 “북한이 아주 오랫동안 관광객들을 원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2018년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이후 중단됐다가 지난 4월 재개된 한미연합훈련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상황과 언제 시행될 지 모를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언급하며 북한 관광 재개의 가능성을 어둡게 전망했습니다.
배리 부편집장은 “북한은 세계로부터 고립돼있는 이 시기를 좋아한다”며 “그들은 그 시기를 외국의 사상과 가치에 반하는 내부 규율과 순응을 강화하기 위해 이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연구기관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관광재개는 (김정은) 정권에 추가적인 어려움을 발생시킬 것”이며, 그것은 북한이 원치 않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한편, 중국 베이징을 기반으로 하는 ‘고려투어’의 한 영국인 여행 안내원이 온라인 영상 공유 서비스 틱톡에 올린 영상들이 세계 누리꾼(인터넷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개설된 이 계정의 주인인 조(Zoe) 씨는 그가 올리는 영상은 모두 코로나 대유행 전 북한의 모습을 직접 찍은 것이라고 댓글에서 밝혔습니다.
그 중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영상은 평양의 문수 물놀이장을 촬영한 6초짜리 영상으로 현재 3백만 조회수를 보이며 4천5백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