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싱가포르 정부가 자국민의 북한 여행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싱가포르 외무부는 3일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의 상황이 예측하기 어렵다며 자국민이 북한에서 여행을 하다가 문제가 발생해도 싱가포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도움을 줄 수 없음을 시사했습니다.
이날 성명서 발표는 최근 일부 싱가포르 여행사가 단체 북한 관광상품을 잇따라 출시하자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성명서에 따르면, 싱가포르 외무부는 북한에 외교 대표부가 개설돼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한 여행자에 대한 영사업무 지원이 극히 제한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Singaporeans should also note that Singapore has no diplomatic representation in North Korea, which constrains our ability to extend consular assistance to Singaporeans who travel there.)
이어 무엇보다 북한을 방문하더라도 사치품을 갖고 들어 가는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역시 이를 금지하는 싱가포르 국내법을 어기는 행위는 삼가해 달라고 권고했습니다. (Singaporeans who visit North Korea should be aware of the risks of inadvertently violating the relevant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UNSC) sanctions and Singapore’s corresponding laws, which remain in place.)

싱가포르에서 북한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대표적인 여행사인 유니버설여행사(Universal Travel Corporation)는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9월 2일부터 오는 10월 23일까지 9번에 걸쳐 평양과 묘향산, 원산, 금강산, 마식령 스키장, 개성, 그리고 사리원을 방문하는 여행상품을 출시하고 관광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싱가포르 여행사인 챈 브라더스(Chan Brothers) 여행사도 인터넷 홈페이지와 사회연결망을 통해 북한 여행 상품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챈 브라더스의 북한 관광상품 홍보 동영상(페이스북))
이런 가운데, 영국 외무부도 지난해 8월말 북한에 억류됐다 23일 만에 풀려난 일본인 억류 문제를 거론하며 북한여행 주의보를 갱신하고, 다른 국가에서는 사소하게 여겨질 수 있는 위반 행위, 특히 북한 당국이 지도부나 정권에 대해 불경스럽다고 여기는 행동이 북한에서는 매우 심각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지난달 19일 북한에 대한 미국인들의 여행금지 조치를 2020년 8월 말까지 1년 더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 관광에 나섰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귀환한 후 사망한 이후인 2017년 9월부터 북한에 대한 여행을 금지했고, 지난해 1년 연장한 바 있습니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 7월 수정한 ‘여행 경고’(Travel Advisories)에서 미국인이 북한을 여행할 경우 심각한 체포 위험과 장기간의 구금 위험이 크다면서 북한 여행을 금지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경고문은 미국 정부가 북한과 정식 외교 관계를 맺지 않고 있서 미국 시민이 북한에서 위험한 상황에 빠져도 정부 차원의 응급 대응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국인에 대한 북한의 예측할 수 없는 체포와 구금이 자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지만 제대로 도움을 줄 수 없는 각국 정부에게 큰 부담과 우려를 떠안기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워싱턴주재 싱가포르 대사관과 유니버설여행사는 싱가포르 관광객의 북한 방문 현황과 이번 성명 발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3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