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대만 관광객 50여명이 버스 한 대에 한 꺼번에 탑승하는 등 큰 불편을 겪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여행이 아니라 난민체험을 했다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만 방송 CTV와 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들은 북한 관광에 나섰던 56명의 대만인들이 큰 돈을 지불하면서 북한을 방문했지만, 갑작스럽게 여행 일정이 취소되고 안전문제도 우려되는 등 제대로 된 여행을 하지 못했다고15일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들에 따르면 대만 관광객들은 거액의 여행비를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단둥 압록강에서 구명조끼도 없는 유람선을 탑승해야만 했습니다.
또 북한 노동당 창당 73주년을 맞아 관람하기로 한 퍼레이드, 즉 행진도 갑자기 취소돼 관람하지 못했고, 북한으로 이동하는 동안1대의 버스에 56명이 탑승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사진 참고)
이에 대만 여행객들은 “비싼 돈을 지불하고 난민 체험 여행을 했다”며 “7박8일 일정의 최소 6만 위안(미화 약 8천 달러)을 지불해야 됐다”고 밝혔습니다.
대만인 여행객 (CTV방송): 북한 단체 여행을 했던 것에 매우 화가 나고, 분노를 느낍니다. 우리는 중국 선양에 가서 평양으로 입국했습니다. 56명이 한 대의 버스로 이동해 버스 통로에 놓은 여행가방 위에 앉아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특히 대만인 관광객들은 북한의 집단체조인 ‘빛나는 조국’ 관람을 위해 개인당 추가로 2천900위안(미화 약 400달러)을 지불해야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들의 북한 여행을 주선한 대만 여행사는 “북한의 조치로 인해 갑작스럽게 노동당 창당 73주년을 맞아 관람하기로 한 퍼레이드가 취소됐다”며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여행 일정이 일부 변경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만 여행사는 북한 당국이 여행을 관리하고 관여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10일 사업차 평양을 방문했다가 집단체조인 ‘빛나는 조국’를 관람했다는 한 중국인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집단체조 관람을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에 바가지 요금을 씌우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외국인에게 특등석 800유로, 1, 2, 3등석 각각 500, 300, 100 유로의 아주 비싼 입장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 전문 여행사가 관광객 모집 뿐만 아니라 대북 투자 사업도 유치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에서1년 7개월 간 억류됐다 귀국한 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여행을 주선한 중국 베이징 소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는 대북사업 투자회사인 ‘파이오니어스 코리아’(Pioneers Korea)를 설립했다고 밝혔습니다.
‘파이오니어스 코리아’는 최근 개설한 웹사이트에서 북한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잠재적인 투자자 및 기업가를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15일 현재 ‘파이오니어스 코리아’는 북한 내에서 영화 등 비디오 촬영도 주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