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TA “북 무역재개 전망”…전문가 “정상화는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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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봄이 되면 북한이 국경을 개방해 무역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동의하면서도 정상화 되기까진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합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22일 자체 홈페이지에 올린 '남북경협리포트' 1월호에서, '2020년 북한-중국 무역 동향과 시사점'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향후 북한의 무역 변화 가능성을 예측했습니다.

보고서는 올해, 북한과 중국 간 무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방역을 감안해 국경검역 강화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취했던 전면적인 폐쇄보다는 부분적인 개방을 통해 기초 식자재와 건자재 등 필수 수입품목과 일부 비제재 광물, 그리고 경공업품 등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 봤습니다.

또 북한의 국경 개방시점에 대해서는, '북한은 1월 최대 정치행사인 8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마친 상태지만 겨울철 코로나19 대유행이 아직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할 때 최소 1/4분기가 지난 후가 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무역협회 남북협력실의 이요셉 과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작년 10월 이후 무역이 단절된 상황 속에서도 북한은 자체 생산이 안되거나 국내생산이 수요에 많이 못미쳐 수입을 할 수 밖에 없는 설탕과 의료용품 등은 적게라도 수입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월 8차 당대회에서 강조하고, 2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재차 강조한 국내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원자재와 생산설비가 필요하다"며 "이를 수입하기 위한 외화획득을 위해서는 텅스텐과 흑연 등 비제재 광물 등의 수출이 있어야 한다"고 국경개방 가능성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다만, 북한내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치료에 필요한 보건인프라, 그러니까 방역 제반 시설문제가 일정부분 해소되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 1/4분기 이후라 해도 소규모의 간헐적 무역재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무역협회의 전망에 대해 동의한다면서 북한은 당장 수입을 하고 싶어도 외화가 없는 상태이고, 외화를 벌기 위해서는 수출을 해야 하는데 무역 정상화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북중 무역이 재개된다고 해도) 북한은 많은 양을 수입하지 못할 겁니다. 수출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수입도 쉽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수출은 제재가 완화되기 전까지 쉽지 않을 겁니다. 결국 정상화된 무역재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미국 민간연구단체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국경개방과 무역재개 문제는 국경 소독장 설치 등 방역조치 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 북한의 방역조치가 성공한다면 예전처럼 많은 양의 무역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하지만, 예방접종 과정에 따라 2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당분간 '제재 후, 코로나19 이전 수준(pre COVID post sanctions levels)'으로의 복귀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중 국경지역 세관에 소독장이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대사는 이달 초 북한 국경 일부가 조만간 개방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편,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대 센디에고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경제학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을 통해, 북한 당국에 무역재개가 당장 해결해야 할 큰 문제이지만 또한 "무역 회사의 활동에 대해 더 많은 감독을 수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국가 관리자와 함께 일하는 하위 기업의 부패에 대한 북한 당국의 걱정도 크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