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관·밀수 단속 강화에 북 무역업자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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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중국 당국이 최근 북중 간 세관 단속과 밀무역 통제를 강화하고 나서자 북한 간부와 무역업자들이 당혹감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중국 당국이 지난 9일 압록강에서 북한에 봉고차와 자동차 관련용품을 보내려던 중국 업자를 체포하고 자동차째 물건을 압수하는 등 최근 북중 국경지대 공식·비공식 무역 단속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오랫동안 압록강 지대에서 대북 무역을 해온 중국 지린성 무역회사 간부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당국은 밤이 되면 길을 봉쇄하고 모든 화물 차량을 검색해 북한산 제품이 발견될 경우 제품을 모두 압수하고 관련자를 구속하는 등 살벌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지난) 3월부터 강화의 징후를 잡기(파악하기) 시작했어요.공식 무역에 대한 통관 강화, 압록강 상류에서 계속 이어졌던 밀수에 대한 감시와 통제, 그리고 공식적인 중국 방문자에 대한 짐 검사, 이런 것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지린성의 또 다른 무역업자 김 모 씨의 경우 대북 경제제재를 위반하면서 함경북도 나선시에 옷감을 보내 의류를 위탁 생산해 왔는데, 최근 북한에서 완제품을 반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밝혔습니다.

중국 측 세관과 결탁해 북한산 의류를 섬유제품이 아닌 품목으로 위장해 중국으로 반출했었는데 지난 3월부터 세관 검사가 엄격해지면서 4월 중순까지 제품을 손에 넣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1년간 가장 대대적인 북중 간 밀수가 성행하는 양강도 혜산시로 차량 두 대 분의 의류를 옮겨 중국으로 들여가려 했지만, 중국 국경경비대가 상대조차 해 주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밀무역 사정에 밝은 혜산시 취재 협력자는 또 북한 당국의 비호 하에 대북 제재 금지 대상인 자동차와 부속품의 ‘국가 밀수’를 담당한 북한의 한 무역회사는 최근 중국 업자로부터 ‘통제가 너무 엄해 물자를 보낼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이시마루 대표에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무역을 통해 번) 돈을 상납하라는 (북한 당국의) 지시는 계속해서 있었을 것이고요. 그런데 안 되는 것은 안 되니까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하는 불안감도 (북한 무역회사 측에서)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 세관은 또 일반 여행객의 짐까지도 철저히 검사해 제재 위반 품목이 있는지 엄격히 단속하고 있습니다. 혜산의 한 소식통은 친척 방문 차 중국에 입국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중국 세관이 ‘귀국할 때 전자제품은 일절 가지고 갈 수 없다’고 사전에 통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중국 당국의 이같은 변화가 지난 2월 말 합의 없이 끝난 하노이 제2차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중 간 마찰이 있는 것 아닌가 추정된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북한 경제전문가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해 중국의 대북 수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추가 대북제재가 시작된 2017년보다 약 90퍼센트까지 줄어 196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유엔의 국제무역 통계 자료 ‘유엔 컴트레이드(UN Comtrade)’는 최근 지난해 북중 총 교역 규모가 24억 3천 100만 달러로, 40억 7천 600만 달러에 달했던 전년도에 비해 절반 이하로 급격히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