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해마다 연초에 각급 무역회사에 배정하는 무역와크(무역할당량)를 올해에는 아직까지도 발급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에서 20년 넘게 무역에 종사해온 장 모씨는 "한 해의 절반인 6월이 눈 앞인데도 아직까지 북조선 무역성이 각 무역회사들에 무역와크를 발급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지금까지 유례가 없던 일로 코로나사태로 국경봉쇄 조치를 취한 북조선 당국이 올해에는 정상적인 무역을 포기 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과거 사스나 에볼라 같은 전염병이 확산되었을 때에도 이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북조선 당국이 중국과의 정상무역을 금년 내내 하지 않고서 어떻게 국가경제를 지탱해나갈 것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북조선 당국이 국경을 닫은 지 4개월 가까이 지난 요즘 중-조 세관에 화물트럭이 어떤 날은 한두 대, 많이 나가는 날에는 열대 가까이 나타나 압록강 철교를 넘는 것이 관찰되고 있다"면서 "이는 북조선 당국이 모든 정상적인 무역절차를 생략하고 물건 대금을 먼저 지불한 다음 구입해가는 전략물품을 실은 트럭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 다른 무역 관련 소식통은 "이곳에서 활동하는 대북 무역업자들 사이에서 북조선이 조만간 신의주 세관을 열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면서 "5월 20일에 (신의주) 세관을 연다더니 다시 6월 1일에 열 것이라는 소식에 이어 6월 10일이나 되어야 열 것이라는 말들이 연이어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처럼 대북 무역업자들 속에서 떠도는 말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다분히 희망적인 요소가 섞여있는 것 같다"면서 "북조선이 세관을 열고 본격적인 무역을 허용하려면 (북조선) 무역회사들에 무역와크부터 발급해 줘야 하는데 지금까지 무역와크를 발급받았다는 북조선 무역회사는 한 곳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무역성이 모든 무역회사들을 대상으로 할당해주는 주는 무역와크는 한 해 동안 한 회사가 거래할 수 있는 무역량, 즉 수입과 수출량을 정해주는 것으로 북한무역회사들 간의 무분별한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북한당국이 도입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무역와크를 따낼 수 없는 북한의 돈주들은 무역와크를 발급받은 무역회사의 이름을 빌려 무역거래를 하고 거기서 얻은 수익의 일부를 무역회사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무역업에 개입하고 있다고 중국 변경도시의 무역업자들은 증언했습니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앞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 중 가역 조항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다”며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어렵게 얻은 대화의 성과를 낭비하지 말고 진지하게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국무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앞서 지난 3월 중국 측의 대북제재 완화 주장에 대해 국무부는 성급히 제재를 완화할 시기가 아니라면서 제재 완화는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는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