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쌀 대신 담배…식량보다 외화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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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지금 쌀과 담배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어떤걸 고르시겠습니까? 북한 당국이 '식량위기를 이겨내자'고 호소하고 있지만, 실제론 쌀보다 담배를 선택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는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고 현재 직면하고 있는 식량부족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계획을 미달한 것으로 해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굶주리는 주민들을 위한 북한 당국의 식량확보 노력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의 대북수출량이 크게 줄면서 식량 및 식료품은 수출품목에서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코로나19, 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북한 당국의 강력한 방역조치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4월부터는 비료와 함께 버터 및 식용유와 같은 식료품이 조금씩 수입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해 같은 기간(2020년 4월) 약 160만 달러 어치의 밀가루가 수입된 것과 비교하면 이마저도 부족한 식량을 채우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오히려, 북한 당국은 지난 해 9월 이후 중단됐던 담배 재료를 올해 4월 들어 중국에서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4월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연초 등 담배 재료는 63만 달러 어치.

식량 수입은 전무한 상황에서도 담배를 만들 재료는 사들인 겁니다. 북한은 왜 식량보다 담배를 사들이는 걸까?

한국의 탈북자 정광일 씨는 이렇게 수입한 재료를 이용해 만든 담배는 일부는 북한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중국에 되판다고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정광일: 기계까지 (담배 만드는데 필요한) 일체 모든 것이 나진-선봉에 있어요. 거기에 공장을 차렸어요. 그래서 (담배는) 나선에서 다 만들고 있어요. 국가적으로 수입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주민들한테 안 가고. 간부들이 먹는 건 국가적으로 수입하는거예요.

결국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식량부족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지만 식량 수입과 같은 행동에는 나서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담배 제조 등을 통한 외화벌이에 신경쓰는 모습입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민간연구단체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16일 전자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이 해결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는, 생존에 필요한 식량의 부족분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 당국은 우선 곡물수입을 당장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간부계층의 충성을 유지하기 위한 사치품 구입도 북한 식량위기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이런 경우 합법적인 무역보다는 밀수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노동당 전원회의가 끝나고 식량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해결책을 내 놓을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행동에 나설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