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요즘 개인 명의의 외화벌이(무역)회사 설립허가를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인 회사들은 문서상으로만 무역회사로 등재돼 있을 뿐 언제 사라져 버릴지 모를 이른바 '유령회사'가 대부분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7일 “요즘 돈 좀 있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개인 명의의 외화벌이회사를 설립하고 있다”면서 “이 회사들은 당국에 공식무역업체로 등록돼 있을 뿐 사실상 단기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유령회사들”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를 중심으로 개인명의의 무역회사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올 초부터”라면서 “이들 개인명의의 신규 회사들은 대부분 과거 중국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소규모 무역상들이 명의를 바꿔 무역회사로 등록한 다음 러시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신규 무역회사를 설립하려면 무역성의 기준에 맞는 최소한의 운영자금만 있으면 된다”면서 “이들 신규회사들은 과거 중국 대방과의 무역거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사라진 회사들로 최소한의 자본금만 납부한 뒤 새 회사로 둔갑해 다시 러시아에 진출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중국 대방에 무역대금을 결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파산신청을 한 소규모 무역회사가 대표자 이름만 바꿔 새 회사로 등록하는데도 당국에서는 과거 행적을 묻지도 않고 회사 등록을 받아준다”면서 “현재 조선에서는 지정한 자금만 상부(관계당국)에 바치면 언제든지 회사를 해산하거나 신규로 설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요즘 러시아에 들어가는 회사들은 무역업체로 등록은 되어있지만 대부분이 유령회사(페이퍼 컴퍼니)들”이라면서 “이들 회사는 언제든지 대표자 명의를 바꾸거나 문을 닫고 철수할 가능성이 높고 조선 당국의 협조 없이는 그 행방을 찾을 수 없는 떠돌이 회사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8일 “돈주들이 신규무역회사를 설립한 다음 라선지역으로 몰려들고 있다”면서 “일부 무역업자들은 여럿이 조를 무어(지어) 러시아에 진출해 합작투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초 무역성이 무역업자들에게 중국과 러시아, 유럽과 동남아 등지에서 외화벌이사업을 확대하라는 내부지시를 내린 바 있다”면서 “내부지시에는 남한의 자본가들과 접촉해 외화벌이를 해도 무방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국 투자자들은 우리(북한)와 수십 년간 거래하면서 약속을 파기하고 갑자기 잠적하는 유령회사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보았다”면서 “하지만 러시아와 남한 사람들은 아직 조선의 유령회사의 폐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이들 유령회사들과 신규 무역을 틀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북한의 유령회사들이 러시아로 몰리는 이유는 러시아를 통해야 남한과의 거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북한의 개인명의 신규 회사는 거의가 단기성 이익을 노리는 ‘유령회사’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