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 무역규모 급감…외화난·식량사정 악화”

0:00 / 0:00

앵커 : 한국 국가정보원이 계속되는 대북제재로 인해 북한의 무역규모가 급감하는 등 경제난이 심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이 북한의 경제상황과 관련해 “대북제재가 지속되면서 무역규모 급감과 무역적자 확대, 외화난 심화, 기관운영 자금 부족 등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정원은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북한의 무역규모가 28억 4천만 달러로 추산돼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무역적자도 전년 대비 18%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년에 비해 가뭄이 심해지는 등 식량사정이 더 악화돼 오는 8월 말이면 준비한 식량을 소진할 것 같다는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 최근 북한의 강수량이 예년보다 30% 이상 감소하는 등 가뭄이 심각하고 식량사정 악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재 북한의 곡물 재고량을 감안할 경우 금년 확보량이 조기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국정원은 또 ‘숙청설’이 거론됐던 김혁철 전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살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대화해보니 건강하다’고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미북 실무협상과 관련해서는 “재개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 측에서는 김명길 전 베트남주재 북한대사가 대표로 나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달 30일 미북 판문점회동에 대해서는 “북한에서는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 외무성 대미라인이 총출동해 행사를 주도했고, 통일전선부는 지원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핵시설 관련 동향 보고도 이뤄졌습니다.

국정원은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는 장기 가동중단 상태로 재처리 징후가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동창리 엔진시험장은 지난 3월 말 외형 복원이 마무리된 이후 특이사항이 없고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양 인근의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에도 특이사항이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은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국군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 : 현재 한국군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최근 공개된 북한 개정헌법과 관련해 “‘선군’ 색채를 지우기 위해 ‘주체, 선군 사상’을 ‘김일성, 김정일주의’로 대체하는 등 이른바 김정은식 통치체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기존의 경제집중 노선을 지키면서 관련 내용을 최초로 헌법에 명시했다”며 ‘김정은식 경제관리 방법’을 법제화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해상 불법 환적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 확인된 선박 4척을 장기간 억류하고 조사 결과를 미국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북한 선원 4명이 탄 목선이 한국 강원도 삼척항에 아무런 제지 없이 진입한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들 가운데 귀순 의사를 밝힌 2명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공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이 어선 현황을 종합 점검하고 각 수산사업소를 상대로 승선 인원 통제조치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최근 국제무역센터(ITC)의 수출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2018년 공식 적자는 20억 달러를 넘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약 23억 천만 달러 상당을 수입했지만, 수출은 3억 달러 정도에 그쳤다는 게 국제무역센터 측의 설명입니다. 또 이달 초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올해 주요 농작물 수확량이 예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부족한 식량을 충당하기 위해 약 111만 톤에 달하는 곡물 수입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