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투자사 “유럽 기자단, 북 경제에 관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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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네덜란드의 투자 자문회사 'GPI컨설턴시'는 북한 경제를 돌아보려는 유럽 언론인의 관심 속에서 다음달 한 차례 더 기자단 방북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올 들어 두 번째로 유럽 기자단을 이끌고 방북했던 GPI 컨설턴시의 폴 치아 대표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대북 투자에 대한 유럽인의 관심이 늘면서 올해 기자단 방북 프로그램을 한 차례 더 진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치아 대표 : 언론인들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지난 9월 저희가 추진했던 기자단 방북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빨리 북한에 가고 싶어하는 언론인들의 요청에 따라 올해 한 번 더 방북단을 모집하게 된 것입니다. 다음달10일부터 17일까지입니다.

치아 대표는 기자단 방북은 북한의 정치와 경제, 특히 대북투자 가능성을 알아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과 유럽연합의 대북 제재로 투자가 제한되고 있지만, 유럽인들에게 대북 관광사업은 현재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치아 대표는 주장했습니다.

치아 대표 : 유럽인들은 제재를 위반하는 대북 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방북 기자단은 원산, 금강산, 마식령 스키장 등 북한 내 관광지를 방문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원산이나 평양 인근에 호텔 등 숙박시설을 건축해 달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지금 당장 투자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치아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이 최근 투자사업 제안 등을 소개하는 대외 무역 관련 웹사이트를 신설하고, 북한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수록한 책자를 발간하면서 해외 투자를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기술 관련 웹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North Korea Tech)의 마틴 윌리엄스 씨도 북한이 새로 개설한 국제무역 관련 웹사이트에서 3억 2천 300만 달러 원산-금강산 간 철도 개선 사업과 1억 달러에 달하는 원산 송도원 호텔 현대화 사업 등 대규모 투자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북한에 투자하려는 이들은 이집트 오라스콤사가 북한에 3G 손전화 네트워크에 투자한 과거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윌리엄스 씨 : 북한의 새 웹사이트를 보면 관련 법을 소개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법적인 절차에 따라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공정하고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초기에 커다란 성공을 거둔 듯했던 오라스콤의 북한 손전화 사업은 북한에서 거둔 이익금을 북한 밖으로 송금하려는 과정에서 북한이 오라스콤의 투자 당시의 환율과 전혀 다른 환율을 적용하는 등 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윌리엄스 씨는 현재 오라스콤사는 북한과의 합작회사 ‘고려링크’를 명맥상 75%나 소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 사업에 대한 통제권은 25%의 지분을 소유한 북한 정부로 넘어갔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유럽연합 대변인실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비핵화 대화 분위기 속에서 유럽인들의 대북투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럽연합이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변인실은 오는 19일 아셈(ASEM: Asia-Europe Meeting) 즉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 종료 직후 열리는 유럽연합-한국 정상회담 이전에 관련 답변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지난 16일 자체 입수한 아셈 정상회의 공동선언문 초안을 인용해 아시아와 유럽의 51개국 정상들은 북한에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