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해외파견근로자들이 국가에 바치는 개인별 과제금(할당금)을 큰 폭으로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은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미사일을 허공에 쏘아 대면서 해외에서 고생하는 근로자들을 쥐어 짜느냐며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현지인 소식통은 18일 “요즘 북한당국이 러시아에서 일하는근로자들이 바쳐야 할 계획 금액을 높인 것으로 안다”면서 “요즘엔 변변한 공사일도 잡지 못해 어려운데 상부에서 과제 금액까지 올려 근로자들의 불만이 높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의 해외인력파견회사 간부들이 러시아의 북한근로자들에게 조국의 사정이 어려우니 매달 바치는 계획자금을 높이고 과제수행을 더 세차게 밀어 부쳐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다”면서 “상부에서는 근로자 1인당 100불씩 더 바치라고 지시했는데 이는 현재의 과제금도 다 바치기도 어려운 근로자들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초 북한 근로자들은 러시아 현지에서 매달 5만 루블(한화 약 90만)씩 바치도록 과제금액을 할당받았다”면서 “현재 러시아에 파견된 모든 북한업체의 과제금이 대개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요즘 북한근로자들은 러시아당국으로부터 노동허가서를 받을 수 없어 단기 비자로 입국해 노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의 단속대상”이라면서 “북한근로자들의 이런 약점을 노린 러시아 사업가들은 공사가 완공되어도 수개월씩 공사비 지급을 미루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19일 “북한당국이 자국근로자들에게 조국의 자금사정이 안 좋다며 한 달 과제금을 100달러씩 더 바치라고 지시한 사실을 잘 알고있다”면서 “가뜩이나 일거리(공사대상)가 없어 힘든 북조선 노동자들에 한 달 100달러는 매우 큰 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들어 대북제재가 심화되면서 대부분의 북한근로자들이 설 땅을 잃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마땅한 공사(일거리)를 찾지 못해 기존에 상부로부터 할당되었던 5만루블의 과제금액도 버거운 형편일 텐데 한 달 100불씩은 정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근로자들은 조국의 자금사정이 그렇게 어렵다면 하루가 멀다 하게 쏘아대는 미사일은 대체 무엇이냐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우리 근로자들은 먼 타국에서 먹지도 입지도 못하며 땀 흘리고 있는데 나라에서는 ‘미사일 놀음’ 하느라 막대한 자금을 허공에 날려버리고 있다며 원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자유아시아방송 기자가 직접 만난 북한 건설노동자 박 씨는 개인적으로 일감을 구해 하루에 평균 약 3천 루블, 미화 약 40달러를 벌고 여름 건설 성수기에는 한달에 20만 루블, 당시 환율로 2천 달러 넘게도 벌어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지에 파견된 북한 중간 간부들이 각종 명목으로 돈을 갈취해 가고 있다며 불만을 강하게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러시아의 기업주들이 북한 건설 노동자의 월급으로 평균 매달 1인당 350달러 정도를 지급해 왔다며 “그 중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월급은 50달러 정도였고 나머지는 모두 평양으로 송금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