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근로자 철수로 북-러 간 열차표 매진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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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 초부터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평양-모스크바 간 국제열차 승차권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소식입니다.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연말 철수시한을 앞두고 단체로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우스리스크에 거주하는 한 고려인 소식통은 17일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평양-모스크바간 국제열차표가 오는 연말까지 매진되었다”면서 “유엔 대북제재결의에 따라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근로자들이 올 연말까지 모두 본국으로 철수함에 따라 북한 근로자들이 국제열차편으로 귀국길에 오르기 때문에 기차표가 매진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10월달까지만 해도 평양-모스크바간 국제열차는 이용객이 많지 않아 손님보다 빈 자리가 더 많은 상태로 운행했다”면서 “하지만 요즘에는 북한 근로자들이 열차편을 이용해 귀국길에 오르는 바람에 평양행 열차표는 동이 나버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처음부터 평양 발 모스크바 행 국제열차의 객차는 1량뿐이었다”면서 “워낙 객차가 한정돼 있는데다 모스크바에서부터 귀국하는 북한근로자들이 자리를 다 차지하는 바람에 우스리스크에서는 열차표를 구입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양-모스크바를 연결하는 국제열차는 북한 두만강역에서부터 러시아의 견인 차량이 국제열차 객차를 견인해서 운행한다”면서 “이 같은 방법으로 평양-모스크바 국제열차는 매달 2일과 4일, 8일, 12일, 18일, 22일, 24일, 28일 등 한 달에 8차례만 운행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저녁 8시 15분에 평양을 출발한 모스크바행 국제열차는 러시아 국경을 넘으면서부터는 정확한 운행시간을 가늠할 수 없어 출발시간과 상관없이 밤 11시 40분경에 러시아 우스리스크에 도착한다”면서 “반면에 모스크바를 출발한 평양 행 국제열차는 우스리스크에서 대기하다 새벽 4시 30분에 우스리스크를 출발해 북한으로 들어간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17일 “북한 근로자들이 한꺼번에 철수를 시작하면서 내달 12월 31일까지 북한으로 가는 국제열차표가 매진되었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평양-모스크바 간 국제열차표를 구하기가 어렵게 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귀국길에 오른 북한 근로자들이 국제열차편을 이용하는 이유는 편도 97달러 로 운임이 항공편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라면서 “블라디보스토크발 평양행 항공편은 북한 고려항공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편도에 250달러(왕복 500달러)가 넘는데 이런 귀국 비용을 근로자들이 자체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부 무역일꾼들과 노동자들은 우스리스크에서 중국 훈춘까지 가는 국제관광버스를 이용해 귀국길에 오르기도 한다”면서 “장시간 버스운행이라서 매우 피곤하지만 훈춘까지 간 다음 훈춘세관을 거쳐 평양까지 이동하면 귀국 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국제열차표가 이처럼 한 달 전부터 매진되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라면서 “향후 북한근로자들이 어떤 방법을 동원해 러시아에 다시 파견될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일단 북한근로자들의 철수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