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수재민 살림집 준공식 행사서 ‘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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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신의주 수해 주민 살림집 준공식 행사에서 대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2일 “어제(21일) 신의주 수해피해지역 주택 준공식이 진행됐다”면서 “하지만 주택 준공식에 참가한 김정은 총비서가 입주 준공식 실태에 대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신의주 주민들은 지난 7월말 갑작스러운 수해를 입고 집을 떠나 지금까지 근5개월간 평양에서 집단생활을 했다”면서 “여름철에 떠나서 겨울이 되어 돌아왔는데 정작 당에서 말한 대로 입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수해지역 주택 준공식에서 총비서는 주민들이 입주할 새 아파트를 돌아보게 돼 있었다”면서 “하지만 간부들이 보여주기 위해 미리 준비한 주택이 아닌 다른 주택으로 들어가는 통에 부실한 입주 실태가 들통나는 비상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총비서가 갑자기 들어간 주택에는 TV도 없었고 도배도 되어있지 않은 시멘트 벽체 그대로였다”면서 “이를 본 총비서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소리치며 격노하는 바람에 동행했던 간부들이 긴장하여 벌벌 떠는 상황이 펼쳐졌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신의주 수해피해 주택은 아직 제대로 꾸려지지 않아 시멘트 미장이 그대로인 집이 수두룩하다”면서 “하지만 당에서 무조건 입주시키라고 밀어붙이는 통에 아직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입주를 강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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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1일 준공한 신의주 수해 주민 살림집 내부. (주택에 배정된 TV, 탁자, 화장실(위생실), 시멘트 벽체). /RFA PHOTO-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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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 신의주의 다른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요즘 수해지역 주택 준공식이 진행된 후 신의주시는 초긴장상태”라면서 “준공식에 참가한 총비서(김정은)가 크게 불쾌해 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준공식에서 총비서가 불시에 입주준비가 안된 살림집에 들어가면서 일이 터져 버렸다”면서 “관계 일꾼들은 입주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다고 보고했는데 정작 입주할 주택은 가전제품도 갖추지 않고 도배도 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초기 김정은은 수재민들을 평양에 데려다 놓고 수해지역에 현대적인 새 집을 지어 입주한 첫날부터 근심걱정이 없이 살 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하지만 세대당 비닐(플라스틱)로 된 그릇 몇 개와 소금, 간장, 된장 조금, 쌀 24kg, 김치 10kg를 받은 게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냉동기, 열풍기, 선풍기, TV를 선물해 준다던 약속도 다 뒤집혀 일부 주택에만 TV가 설치돼 있는 실정”이라면서 “국산 TV ‘아침’도 물량이 부족하여 일부 주택에는 배정되지 않았고 후에 무조건 배정해 준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알게 된 총비서가 (공사 시작 이후) 5개월이 다 되어 온 시점에도 자신이 주민들 앞에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자 주택을 제대로 완공하지 못했다며 해당 간부들을 심하게 질책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22일 "평안북도 피해지역 살림집(주택) 준공식이 12월 21일에 성대히 진행됐다"며 이 자리에 김 위원장이 참석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연설에 나서 수재민들에게 "당 결정으로 채택한 완공기일을 거듭 미루어 추위가 닥쳐든 연말에 와서야 완공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이 정말 미안할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