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생산은 줄고 수요는 증가하는 겨울철을 맞아 수도 평양도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잦은 정전으로 승강기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주민들이 승강기를 타기 위해 10미터 이상 길게 줄을 서 기다린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전력 부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당국이 수도 평양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워낙 충분하지 못한 전력을 5만 세대 새 주택건설에 집중하면서 고층 아파트 승강기 운영 차질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5일 “최근 평양도 전기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아파트 승강기가 멈추는 일이 잦다”며“오후 5시가 되면 주민들이 승강기 앞에 줄을 서 기다리는 광경이 펼쳐진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작년에 평양에 있는 대학에 입학한 딸이 사동구역 송화거리에 있는 친척집에서 숙식하는데 정전으로 승강기가 안 다녀 거의 매일 22층까지 걸어서 다닌다”며“새해 들어 저녁에 승강기를 타고 집에 들어 간 날이 3일 정도 밖에 안된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친척이 사는 아파트 승강기가 보통 오전 6~9시, 오후 5~9시까지 운영한다 한다”며“오후 4시30분경부터 승강기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는데 어떤 날에는 줄 길이가 10m가 넘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승강기가 안 다녀도 씽씽 걸어서 올라가지만 노인이나 여성, 혹은 집에 올려갈 무거운 짐이 있는 경우 걸어 올라가기 힘들어 전기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에 대해 인민반회의에서 반장이 화성지구 아파트 건설장, 시멘트공장, 석회석광산 등 평양시 5만세대 주택 건설과 관련한 부문에 전기가 집중 공급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니 주민들이 참고 견딜 것을 호소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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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겨울 들어 지방과 마찬가지로 평양도 정전이 잦아 고층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라며“송화거리 80층 아파트에 사는 친척은 승강기 운영 시간에 맞춰 일보러 다닌다”고 밝혔습니다.
주민들, 승강기 운영 시간에 맞춰 외출
소식통은 “최근 평양에 건설되는 아파트는 대부분 20층 이상”이라며“친척은 57층에 사는데 정전으로 승강기가 안 다니면 집까지 걸어 올라오는게‘전투’라고 표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과 노인과 여성을 비롯해 직장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되도록이면 승강기가 다니는 시간에 맞춰 시장에 가는 등 외출을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새 거리에 주민들이 입사할 당시 당국은 승강기를 비롯해 고층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다 빈말이었다”며“10층, 20층도 걸어 올라가기 힘든 데 그 이상 되는 고층아파트에 승강기가 안 다니면 그 곳 주민들이 어떻게 살겠는가”고 반문했습니다.
“승강기가 있어도 정전이 자주 돼 걸어서 올라가기 일쑤이고, 남새(채소)나 석탄은 물론 수도가 끊기면 물도 길어 올려야 하니 사람들이 고층 아파트를 기피한다”며“지방에서 볼 수 없는 초고층 아파트가 평양에 가득 건설된들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송화거리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건설된 첫해에는 정전이 거의 안됐지만 한해 두 해 지나면서 정전이 자주 되고 정전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며“눈에 잘띄는 시내 중심 지역과 주변 지역의 전력 공급 순위가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은 시내 중심 지역도아침 저녁에만 전기가 공급되고 낮에는 대부분 정전이되지만그래도변두리구역보다는 전기가 잘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