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 러 방문 12배 급증…노동자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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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인의 수가 전년 대비 12배 급증하며 1만3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교육 비자를 이용한 입국이 가장 많아, 실제로는 노동자들이 유입되고 있는 것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4일 러시아 연방통계청의 최신 이민 자료를 보면, 2024년 한해 동안 러시아에 입국한 북한인은 1만 3천 22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3년(1천117명) 대비 12배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약 2만 1천 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북한인의 러시아 방문 목적을 보면 교육이 7천887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업 3천98명, 운송차량 1천648명, 개인사 286명, 경유지 234명, 관광 53명, 업무 15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교육을 이유로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인은 2012년(6천636명)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교육 목적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인의 급증이 실제로는 불법 노동자 파견 때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 당국이 해외 노동자 파견을 금지한 유엔 대북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유학생 비자로 위장해 러시아로 노동자를 불법 파견하고 있다는 우려를 꾸준히 제기해 왔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지난 2020년 1월 보고서에서 러시아에서 북한 노동자가 취업이 아닌 관광과 학생 비자 등 방식으로 체류 신분을 변경해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역시 지난해 8월 러시아에서 북한 노동자가 취업이 아닌 관광이나 학생 비자 등 방식으로 체류 신분을 변경해 고용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RFA 주간프로그램 ‘경제와 우리 생활’에 출연하는 정은이 한국 통일연구원 박사는 러시아가 대북제재를 신경쓰지 않고 북한 노동자를 유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은이 박사]러시아가 과거에는 제재로 인해서 북한 노동자들을 거의 다 내보냈는데, 최근 상황에 비추어 본다면 러시아가 제재를 의식해야 하나, 그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잖아요. 그리고 북한과 러시아가 할 수 있는 경제 협력이라는 것이 뻔하잖아요. 관광이나 무역, 노동자 파견 이런 부분을 늘려가는 게 수순인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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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대형 건설 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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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인은 6천469명으로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관광객은 약 2천 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관광 다음으로는 역대 가장 많은 약 1천500명이 사업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또한 700명이 넘는 러시아인이 개인사를 이유로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는 경제와 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양국 간 여행제도를 간소화하는 작업에 착수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