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코로나19와 태풍, 그리고 국제사회의 제재로 삼중고에 직면한 북한 인도주의 상황이 올해도 어려울 것이란 유엔 측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아시아·태평양지역사무소는 8일 지난해 인도주의 위기 상황 및 올해 전망을 사진과 함께 담은 '2020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도주의 대응 개관'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올해 2021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계속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공중보건 및 인도주의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전반적인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은 만성적 식량 불안정과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서비스에 대한 주민들의 접근성 부재를 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며, 가장 취약한 주민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더 악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올해 전망과 관련해, 북한을 비롯해 파푸아뉴기니, 인도네시아, 필리핀, 동티모르 등 역내 많은 국가들이 올해 초 라니냐 현상의 영향을 받을 위험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상기후 현상인 라니냐 현상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으로 지역에 따라 폭우와 홍수, 가뭄 위험을 높이고 농업과 식량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역시 지난해 12월 공개한 'FAO 2020-2021 라니냐 현상 주의보'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라니냐 현상의 고위험 국가 중 하나로 북한을 지목하며 올해 밀, 보리, 감자 작황이 줄어 5월부터 9월 춘궁기 식량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습니다.
이번 OCHA보고서는 지난해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북한 농민의 사진을 선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진과 함께 북한 농민이 "계절 간 차이가 매우 뚜렷했지만 지금은 달라지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우리 농민의 최악의 적이지만 우리 지역사회를 더 강하게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니얼 워츠 전미북한위원회(NCNK) 국장 역시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그동안 태풍, 홍수,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식량 생산량이 감소되면서 주민들이 큰 영향을 받아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역시 매우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특히 국경봉쇄 완화 여부 등 북한 당국이 향후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북한 내 인도주의 상황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워츠 국장: (북한) 교역량이 지난 몇 달처럼 계속해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문다면 식량, 비료, 의약품 등이 북한에 들어오지 못해 내부 상황을 훨씬 더 안 좋게 만들 것입니다.
한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지난해 12월 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20년 북한의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자금으로 목표액 1억 700만 달러의 약 28%, 코로나19 대응 지원을 위한 자금으로 목표액 3천970만 달러의 약9%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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