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7월 정제유 수입량 전년대비 5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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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들어 북한의 정제유 수입량이 계속해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이 올해 7월에 수입한 정제유 양은 1천498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27일 자체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수입량 2천327톤보다 36%가 줄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3천574톤)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북한의 정제유 수입량을 보면 총 14만톤입니다.

같은 기간 2018년의 20만톤과 2019년 34만톤에 크게 못 미치는 양입니다.

게다가, 올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양식에도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제유 수출량 보고 조치가 시행된 첫 달인 2017년 10월을 제외하고 북한은 2018년과 2019년 두 해 모두 매달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로부터 꼬박 꼬박 정제유를 수입해 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4월에는 러시아, 7월에는 중국 등 한 나라로부터만 정제유를 받은 겁니다.

마크 배리 국제세계평화학술지 편집장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을 통해 "단언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사태가 북한의 정제유수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바이러스 유입 차단 차원에서 취한 극단적인 조치들은 선박을 이용한 정제유 수입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정제유 수입양을 제한하는 유엔 대북제재 이행에 비협조적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가 정한 북한의 정제유 수입 제한양은 1년에 50만 배럴.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배럴(barrel)'이 아닌 '톤(ton)'으로 환산해 수출량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휘발류 기준으로 1 배럴은 0.118톤입니다.

지난 달 30일, 유엔 안보리의 7월 순회의장국이자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독일이 중국과 러시아 측에 대북 정제유 공급량과 관련한 보고 단위를 '톤'에서 '배럴'로 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휘발류 기준으로 환산해 2018년에는40만9천배럴, 그리고 지난 해에는 47만4천 배럴을 두 나라로부터 수입했습니다.

두 해 모두 중국과 러시아가 보고한 자료만 놓고 봤을 때는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았지만 환산기준의 모호성과 계속되는 정제유 밀수행위는 유엔에 보고되는 북한 정제유 수입량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다음 달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유엔이 정한 상한선인 50만 배럴을 초과해 정제유를 밀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