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I “북, 올해 6개월간 정제유 수입한도 초과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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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올해 5월부터 6개월 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한한 연간 한도인 50만 배럴을 초과해 정제유를 수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유엔 및 미국 정부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유조선들도 올해 활동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불법 해상운송 상황을 분석하는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프로젝트 샌드스톤'(Project Sandstone)은 10일 보고서(commentary)를 통해 올해 5~11월 사이 북한 남포항으로 운송된 석유량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한한 연간 수입 한도인 50만 배럴을 초과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조 바이른(Joe Byrne) 선임 연구원과 제임스 바이른(James Byrne) 선임 연구원, 지안주세페 필리(Giangiuseppe Pili) 연구원은 최근 남포항으로 석유 운송 횟수가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올해 45개의 고∙저해상도 위성사진 등을 통해 최소 선박 23척이 36번 남포항으로 석유를 운송한 것을 확인했다며, 올해 4월까지는 북한으로의 정제유 운송이 거의 없었지만 5월부터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연구원들은 해당 유조선들이 90% 적재돼 있었다면 약 67만(667,517) 배럴의 석유제품을 운송한 것이라며, 유조선들이 75% 적재됐다고 해도 약 56만(556,264) 배럴이 반입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포항에 도착한 선박들은 대부분 도착 당시 적재량이 많은 것으로 보였다며 유엔 안보리가 제한한 한도인 50만 배럴을 넘는 양이 북한에 운송됐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샌드스톤'이 올해 4월부터 남포항 등에서 포착한 북한 국적의 선박들 중에는 유엔 안보리 혹은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 선박인 '새별'호, '안산 1'호, '백마', '삼정 1'호, '유선', '포천', '남산 8'호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북한으로 석유 공급이 증가한 것은 북한이 지속적으로 다자 및 독자 제재체제를 우회해 국제 시장에서 석유 조달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고서는 항구에서 시행되는 코로나19, 즉 코로나 비루스 관련 조치 등으로 북한에 석유가 유입되는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며, 최근 남포항에 드나든 외국 국적의 유조선이 하나도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샌드스톤'이 남포항에서 추적한 모든 유조선은 북한 국적의 선박들이었다며 외국 국적의 유조선들은 남포항 방문이 금지됐거나 이들이 다른 이유로 남포항에 방문을 자제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대신 외국 유조선들은 북한 국적의 선박들과 선박 간 환적 방식을 통해 석유를 운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외국 유조선인 '다이아몬드 8'호가 2020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활동이 뜸했지만 최근 다시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이 선박은 중국 해역과 대만 해협에서 석유를 조달한 후 남포항에서 떨어진 북한 해역에서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북한 선박에 석유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위성사진 분석 결과 올해 8월에는 북한 '천마산'호에 석유를 환적한 모습이 포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천마산'호는 안보리 결의안 1718호에 따라 지난 2018년 자산 동결 및 입항 금지 대상으로 지정된 선박입니다.

또 '다이아몬드 8'호는 북한에 석유를 밀수출한 최대 규모의 외국 선박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유엔 보고서에서 최소 3차례 북한으로 석유를 밀수출한 것으로 적시됐습니다.

이 선박의 불법환적 배후에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윈슨 그룹'이라는 회사가 지목됐지만, 이 회사는 대북제재 위반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남포항이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 남포항에 새로운 수입 터미널이 완공됐으며 올해 선박들이 이 곳을 이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최근 석유 수입량은 전년 대비 약 7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석유 수입량의 급격한 감소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어려움이 있던 북한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화물을 항구에 내리기 전 검역을 거쳐야 하고 외국 국적의 유조선들이 남포항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게 되면서 운송 속도 등이 늦어져 북한의 무역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