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북 원유 공급용 송유관 보수 공사 중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시 마스(馬市)에 있는 대북송유관 가압시설.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시 마스(馬市)에 있는 대북송유관 가압시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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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이 유엔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가운데 대북 원유 공급을 위해 중국 송유관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랴오닝 성단둥시에 위치한 단둥송유기지에서 대북 송유관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가 17일 보도했습니다.

단둥송유기지의 송유관은 1975년 완공됐는데 노후화가 진행돼 원유의 질이 떨어지고 열처리를 하지 않으면 막히기 때문에 지난 6월부터 송유관 교체 공사가 시작됐다는 설명입니다.

이 송유관은 압록강 지하를 통해 북한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평안북도 피현군에 위치한 정유시설 백마 봉화화학공장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 송유관이 북한 경제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 때문에 송유관 보수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핵폭발로 지역을 뒤흔들거나 미국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는 등 심각한 도발을 한다면 중국이 송유관을 폐쇄해 북한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중국에서 공급받은 원유의 3분 2에서 정제품을 얻는다면서 추가로 필요한 정제품은 시장 가격을 지불해 수입해야 하는데 송유관이 폐쇄되면 북한에 엄청난 부담이라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 중국이 (이 송유관을) 북한에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는 것을 보면 꽤 이 방법이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북한이 현재 중국이 반발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요. (What I would call a kind of a clever leverage that the Chinese use over North Korea that honestly seems to work in North Koreans are not behaving that badly. They're not doing anything the Chinese would greatly object to.)

다만 브라운 교수는 최근에도 국제사회에 대북제재완화를 촉구한 중국의 압박성 행보일 수 있다는 추측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제한된 원유 수출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제재완화와 관련짓기 보다는 송유관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코로나19(코로나 비루스)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정제유를 반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해 3월부터 반입을 재개했습니다.

지난 2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에서 북한으로 반입된 정제유는 1만725배럴로 12개월만에 가장 큰 규모입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김소영, 웹팀 김상일